9. 전창섭 강릉원주대 조교 × 동해일미
꽃게 포함 모든 식재료 ‘국내산’
1인분씩 먹기 좋게 손질돼 나와
짜지 않고 비린 맛 잡는 간장 핵심
꽃게탕·계란찜·오징어볶음 등
기본제공 반찬도 훌륭한 맛 자랑

전창섭(30) 강릉원주대 조교는 고향인 경기도를 떠나 강릉에 정착한지 올해로 딱 10년이 됐다. 맛집 탐방이 취미인 전 조교는 대학생 생활을 위해 강릉을 처음 찾은 10년 전부터 지역 구석구석 숨겨진 맛집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해산물 킬러이자 간장게장이 최애 음식이라는 전 조교는 맛집으로 간장게장 전문점인 ‘동해일미’를 꼽았다. 경기도 일대는 물론 강원권 일대 간장게장 집을 거의 대부분 방문해 봤지만 비린 음식을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먹을 수 있을만큼 독보적인 맛을 가진 게장집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음식의 주재료인 꽃게와 김치 등 밑반찬 전부 국내산 재료를 쓰고, 변함없는 한상차림 구성으로 지역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곳 게장 맛을 알게 된 후 바다 구경이나 커피가 아니라 오롯이 이 식당 방문만을 위해 강릉을 찾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게장은 게에 간장을 달여서 부어 삭힌 저장식품으로 게젓이라고도 부른다. 1600년대 이전부터 담가 먹었던 전통 음식으로 오뉴월 한창 알을 배기 때문에 그 무렵 식당을 찾으면 더욱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동해일미의 대표메뉴는 고소한 알과 통통한 속살을 한 번에 맛 볼 수 있는 암꽃게다. 소 사이즈와 중 사이즈가 있어 게의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고, 1인분 씩 먹기 좋게 손질된 상태로 사기그릇에 정갈하게 담겨나와 시각적으로도 즐겁다.

게장의 맛은 간장이 모두 좌지우지 한다해도 과언이 아닌데 동해일미의 간장은 전혀 짜지 않고 비린향마저 잡아준다. 게살을 발라내 흰 쌀밥에 얹어 간장 한 스푼을 넣고 비벼 입안 한 가득 넣어주면 짭쪼름하고 풍미 가득한 맛이 느껴지면서 밥도둑이라 불리는 이유를 절로 알게된다. 숫꽃게도 판매하고 있는데 암꽃게 못지않게 살이 꽉 차 있다. 금방이라도 살이 흘러내릴 듯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 군침 돌게하는 비주얼을 자랑한다.

인원 수 대로 게장을 주문하면 한상 차림이 차려지는데 기본으로 맑은 꽃게탕과 계란찜, 오징어 볶음이 함께 나온다. 특히 오징어 볶음의 경우 새빨간 고춧가루에 볶아져 있어 매워보이지만 밥과 먹으면 적당한 알싸함과 불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감탄사가 나온다. 전 조교는 “오징어 볶음을 먹기 위해 게장을 주문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맛이 훌륭하다”며 “평범해 보이지만 먹어보면 볶음 전문점의 요리 못지 않은 맛이고, 게장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계속 입맛을 당기게 만든다”고 말했다. 또 샐러드와 열무김치, 멸치볶음, 나물무침, 마늘 장아찌, 오이무침까지 6가지의 밑반찬들까지 함께 곁들어져 웬만한 한정식집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조교는 “게 딱지의 내장을 안쪽까지 알뜰하게 긁어내기 위해서는 숟가락보단 젓가락을 활용하는게 좋다”며 “사람의 입맛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간장이 짜지 않기 때문에 평소 게장을 밥에 비벼먹을 때보다 간장소스를 한 스푼 더 넣어 먹는 것이 동해일미 게장을 즐기는 나만의 비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말이나 식사시간대 오면 간혹 대기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게장을 맛보면 결코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연제 dusdn256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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