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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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라의 미래를 판가름하게 될 20대 대통령선거일이다. 투표가 끝나고 내일 새벽이면 승패가 결정된다. 밤새 환호와 한숨이 엇갈리는 극적인 장면들이 연출될 것이다. 승리한 캠프에서는 기쁨과 축하의 박수가 터지고, 지지자들은 벅찬 감동으로 밤을 지새울 것이다. 그러나 패한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들의 마음은 허탈하고 공허할 것이다. 더구나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후보와 당이 내건 공약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은, 패배에 따른 충격이 더할 것으로 보인다. 희망하던 정책이 무산되는 실망감에, 안타까운 기다림의 여정을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

여야 대통령 후보들은 선거과정에서 도민들의 바람과 비전을 담은 강원 공약을 내놓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표 공약으로 강원평화특별자치도를 올렸다. 또 동해와 DMZ 국제관광 공동특구 조성과 한반도 평화경제 교통망 확충 등도 약속했다. 첨단산업 관련 공약으로는 데이터 기반의 바이오·헬스 융복합 벨트 조성, 강원도를 탄소 중립과 그린뉴딜의 메카로 조성하는 안을 꼽았다. 폐광·접경지역에 대한 경제자립 기반 마련도 담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규제개혁·규제 완화를 중심으로 경제특별자치도 설치를 약속한 가운데 5대 권역별 특화 신성장 산업 집중 육성 계획 마련, 강원형 고속도로·철도 고속 교통 네트워크 구축 등 SOC 공약을 발표했다. 여기에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와 대체산업 육성, 오색케이블카 건설 등 5대 거점별 관광테마개발로 글로벌 관광도시를 만들겠다는 방안도 약속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녹색평화경제특별자치도 조성을 주요 공약으로 삼은 가운데 주4일제를 통해 강원관광객 2억명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또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 강릉 설립을 비롯해 레고랜드 비정규직 문제 해결, 석탄화력발전소 조기폐쇄 및 백지화 등 노동·환경 부문에 초점을 맞췄다. 각 당 후보들의 공약은 강원발전의 청사진을 담고 있다.

나라 전체를 보더라도, 후보마다 국정철학을 확인할 수 있는 공약이 제시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전환적 공정 성장’을 기치로 내걸었다.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금융 등 전국민 대상 ‘기본시리즈’로 신산업 육성과 공정거래를 표방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민간이 중심이 되고 정부가 돕는 경제생태계 복원’을 내세웠다.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민간의 자율성을 중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노동과 복지정책 강화와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불공정한 경제구조를 개혁하고,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오늘이 지나면 두 갈래 세 갈래로 갈려 팽팽히 맞섰던 선거운동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그리고 새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철학을 구현할 정책을 펼칠 것이다. 그러나 새 정부는 많은 유권자가 지지했던 소중한 공약들을 외면하지 말길 바란다. 비록 경쟁자의 공약이라 하더라도 다수 국민의 열망을 담고 있는 약속이라면, 함께 품고 가야 할 것이다. 정책 아이디어가 좋다는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가 ‘원팀’이 될 수 있는 디딤돌을 만들기 위해서도 필요한 과정이다. 대통령 선거는, 승자가 독점하는 ‘제로섬’ 게임일 수 없다. 왜 다수의 국민이 상대방을 지지했는지, 그 이유를 깊이 읽어야만 강력한 국정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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