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 인터뷰
취임 첫해 강등 위기 등 다사다난
“공격자원 추가영입 팀분위기 반전
유소년 발굴 축구아카데미 준비”

▲ 강원FC 대표이사 취임 2년차를 맞은 이영표 대표가 지난 10일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서영
▲ 강원FC 대표이사 취임 2년차를 맞은 이영표 대표가 지난 10일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서영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이영표 대표이사가 강원FC를 맡은 지 1년이 지났다. 부푼 기대와 달리 강원FC는 지난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해를 보냈다. 각종 사건사고에 휘말렸고, K리그1 강등 위기까지도 내몰렸다. 다사다난한 첫 해를 보내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또다시 도전에 임하는 그를 지난 10일 강원도민일보가 직접 만나봤다.

-취임 2년 차를 맞는 소감과 지난해 소회는.
 “지난 1년 동안 즐겁기도 했지만 힘든 점도 많았다. 사건사고에 많이 휘말리다 보니 아쉬움도 컸다. 하지만 지난해는 구단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또 정확하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는 그런 한해였다. 방향이 정해진 올해는 그 목표를 향해 진일보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강원FC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강원FC는 스포츠팀이다. 일상에 지친 분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이 존재 이유이고 우리의 정체성이다. 팬들은 팀이 이기면 좋아한다. 또 스타를 좋아한다. 정직하게 팀을 운영하길 바란다. 구단이 사회의 긍정적 영향을 주기를 원한다. 우리는 이제 그걸하면 된다. 지속적으로 유소년 축구아카데미 등 기업사회공헌(CSR)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하는 것도 이러한 차원이다.”

-지난해 사건사고 많았다. 구단이 직접 밝히고 사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유가 있나.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잘못하고 실수했을 때 대응이다. 실수를 하고 덮으려 한다면 그것이 더 큰 실수다. 우린 더 발전해야 하기 때문에 잘못을 인정함으로써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것을 다 통제할 수는 없다. 물론 (팬들에게)송구스럽다. 다만 우리가 했던 사후조치들, 잘못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모습을 보이니 팬들이 우리를 용서해주셨고 이는 결국 우리가 스스로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정직하게 일하고 있다는 증거가 된 것 같다.”

-지난 시즌 강등 위기까지 내몰렸다. 원인을 꼽자면.
“시즌 전에는 많은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상위권에 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우리도 기대했는데 막상 뚜껑을 여니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 몇 가지를 꼽자면 동계훈련에서 충분히 훈련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시즌 중 조금만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면 부상으로 전력이탈이 잦아졌고, 또 수비조직력에 문제점이 있다 보니 선제골을 내준 뒤 조급하게 경기를 치렀던 것 같다. 그 외에도 경기 외적인 악재들이 겹치면서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조치들이 좀 부족했다. 이에 따라 마지막에 극적인 상황에서 새로운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정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행정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구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중요하다. 예산을 아껴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있고, 많은 예산을 확보하는 방법이 있다. 둘 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 부분은 리더 스스로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했다면 내 탓이다. 어려움은 없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많은 스폰서를 유치했고, 일부 성과도 있었다. 강원도와 강원도의회에 구단의 비전을 공유하고 많은 공감을 얻기 위해 노력해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많은 지원을 받았다. 성적과 사건사고 외에는 다 좋았다고 생각한다.”

-2022시즌 스쿼드에 꽤 큰 변화가 있다.
“시즌 전 최용수 감독님과 함께 논의했는데 용병을 조치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이 부분에 특히 힘을 썼다. 작년에 국내 선수를 많이 영입했기 때문에 국내 선수들의 스쿼드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반면 경기를 결정할 수 있는 핵심선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용병 선수들을 전반적으로 바꿨다. 특히 포워드에서 결정력 있는 선수가 반드시 필요했기에 이 부분을 가장 신경썼다. 시즌이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용병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기대도 하고 있다. 실력은 검증된 선수들이기 때문에 K리그에 적응만 잘한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본다. 이밖에도 측면공격자원 등 추가적인 영입계획도 가지고 있다.”

-대표로서 올 시즌 목표와 전망은.
“다른 팀들 모두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북과 울산 등 강팀이 있고, 그 뒤로 서너팀 정도가 눈에 띈다. 우리 역시 이러한 점에서 상당히 조심스럽게 한 경기 한 경기 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강등권 싸움을 하면서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경험했기 때문에 같은 경험을 반복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상위권을 가겠다는 이런 목표는 없다. 목표대로 되지는 않더라. 올 시즌 목표는 팬들이 기쁘고 즐겁게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도 그렇고 팬들이나 외부에서 보기에도 ‘강원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다.”

-도민구단의 대표이사로서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강원이 조금 더 좋은 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외적으로 성장해야 할 것들이 많다. 내적으로는 정말 올바른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고, 외적으로 축구전용구장 건립과 같은 것들이 있다. 또 장기적으로 팀이 좋은 성적을 내서 국내 경기뿐만 아니라 ACL도 나가고 해 강원도민들의 자랑이 돼야 한다. 이런 목표들에 한 발 더 접근해 나가는게 올 시즌 목표다. 이러한 차원에서 축구 아카데미 준비하고 있는데 18개 시·군에 강원FC 아카데미를 만들고 싶다. 유소년 자원을 발굴하기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강원의 잠재적인 팬들을 육성하는 일이기도 하다. 많은 시간이 드는 일이지만 공들여 견고히 쌓아올린 것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도민과 팬들에게 한마디.
“강원의 존재 이유는 팬들이다. 팬 여러분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서 항상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올해는 강원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 감사하다.” 정리/정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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