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남쪽 끝에 위치한 아주 작은

바닷마을 한 켠에 살고 있는 우리 집은

바람에 짠내가 배어 봄이 와도 몰라요.



두툼하게 차려입고 길을 걷는 사람들도

티비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똑같은데

우리는 몇밤을 자야 들판 가득 꽃피나요?



갈막새 봄씨 물고 파란 하늘 떠다니고

돋아난 온기가 바닷물을 데우면

바다 밑 활짝 피어나 한들한들 얇은 꽃



봄이다 봄 왔구나 어머니의 목소리에

작업복 갖춰 입고 그물을 가득 싣고

주꾸미 빨판에 얽힌 어린 봄을 낚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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