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동해시 묵호 일원 산불피해 현장을 살피면서 ‘부흥횟집은 안탔냐’고 물어 화제다. 지난주 현장에서 심규언 동해시장으로부터 피해 보고 및 지원 대책을 건의받은 뒤 불쑥 던진 말이라고 한다. 당선인이 콕 집은 부흥횟집은 묵호항 지근거리에 있는 오래된 횟집이다. 상호를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으로 보아 당선인에게는 추억의 맛집임에 분명하다. 이에 앞서 울진에서는 중국집 ‘신신짬뽕’에서 점심을 먹었다. 역대 최대 피해를 낸 산불이 번졌을 당시 진화 현장에 무료 식사를 제공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은 집이다.

전국의 맛집 가운데는 역대 대통령이 다녀가거나 단골로 이용하면서 유명세를 더한 집이 꽤나 많다. 대표적인 곳이 전주의 ‘삼백집’이다. 콩나물국밥이 주메뉴로, 박정희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욕쟁이 할머니’로 이름난 주인이 “대통령 닮은 놈”이라고 국밥에 계란 하나를 더 얹어주며 욕을 날렸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말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단골집인 서울 중구 을지로의 노포 ‘양미옥’이 화재로 전소된 것이 주요 뉴스로 다뤄지기도 했다.

대통령이 즐겨 먹는 음식 메뉴도 늘 사람들 입에 회자된다. 김영삼 대통령은 칼국수 마니아로 통했다. 각계인사 초청 자리의 메뉴도 거개가 칼국수였고, 허구한 날 점심을 칼국수로 해결한 청와대 참모들이 양이 적었는지 점심을 따로 더 챙겨 먹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라면 사랑이 유별났다, 당시 청와대 전담 요리사의 회고에 따르면 일주일에 다섯번이나 먹은 적도 있었단다. 전속 요리사들을 쉬게 한 주말에는 본인이 직접 주방에 들어가 라면을 끓여 먹을 만큼 좋아했다니 타의 추종을 불허할 라면 사랑이다.

밥상은 때로 구중심처의 최고 권력자가 국민들과 눈을 맞추며 소통하는 수단이 된다. 대통령이 되면 ‘혼밥(혼자 밥 먹기)’하지 않겠다고 한 윤 당선인이 당선 초기 들뜬 박수에 취하지 말고, 초심 그대로 ‘밥상머리’ 대화를 즐기면서 각계각층을 아우르는 진정한 소통에 나서주기를 권한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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