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때 이른 시간에도

사람들 사이에서 계절의 트랙을 돕니다.



고층 아파트들이 빙 둘러쳐진

간이 놀이공원에는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던 봄의 행렬들이

원형트랙을 따라 흘러가던 시간 속의 수레바퀴



봄볕에 단장한 아가씨의 볼그레한 얼굴빛처럼

골목길 경계를 이룬 나뭇가지들마다

시계방향으로 돌고 돌던 연분홍 바람물결들



무심코 바바리코트를 입고 걸어가던 겨울 나그네는

따뜻한 정감에 취해

나폴 거리듯이

흥겨움 속으로 젖어들던 봄나들이 전령



온통 눈에 보이는 세상을 덮을 만큼

땅거죽을 녹이던 따듯한 봄기운들이

새 생명의 기지개를 부채질하며

사람들과 함께 원형의 계절 트랙을 돕니다.



바야흐로 지금은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아닌

너도 나도 봄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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