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론자들이 지폐를 모으려고 숲에 살충제를

살포한 날로부터,



겨울과 맞서 싸워 이긴 3월이 와도, 숲속의

새들이 상여 소리를 낸다

마을어귀에서 산그림자가 사산된 저녁,

어둠으로 모든 길이 지워지고 있다

밤마다 신열을 내는 고슴도치와

서산을 넘던 새들도

외눈박이 포수의 엽총에 맞아

경련을 일으킨다

흑두루미가 플라스틱알갱이를 쪼아 먹고

유골단지 속으로 들어간다

목탁조들의 목쉰 노랫소리,

카렌다 속에서 해가 몇 번 뜨고 져도

끊이질 않는다

공장이 뱉어낸 폐수에 실신한 물고기떼,

동공이 풀린

눈동자 속에

천국의 문이 열려있다



살충제가 싸락눈처럼 쌓인 식탁,

눈이 큰 짐승들의 시름으로 혀가 굳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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