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철수 속초시장
▲ 김철수 속초시장

봄은 싱그러운 경치와 생동감 넘치는 생명의 기운을 만끽하고픈 상춘객에게는 더없이 좋은 계절이지만 산림·소방당국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게는 산불 방지를 위한 사투의 계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난 3월 강릉, 동해, 삼척, 울진 등 동해안 지역에 발생한 초대형산불로 서울 면적 3분의1 이상에 달하는 2만523㏊가 넘는 산림과 주택 322동, 농·어업시설 393곳, 공공시설 82곳 등 2261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울진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와 금강송 군락지, 삼척 액화천연가스 생산기지 등 주요시설과 산림자원의 목전까지 불이 번지면서 위험이 최고조에 이르기까지 했던 이번 산불은 213시간이라는 역대 최장의 진화시간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진화됐으나 피해 복구를 위해 현재까지도 수많은 인력과 예산이 투입되고 있고 587명의 이재민은 여전히 일상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9년 속초시와 고성군에 발생한 대형산불의 참담함이 상처로 남았고 복구를 위해 시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흘렸던 땀방울이 아직도 식지 않았기에 이번 동해안 지역 산불은 더욱 마음 아플 수밖에 없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산불발생 건수는 4월 21일 현재까지 총 442건이며 산림피해 면적은 2만2830.98㏊에 달한다. 지난해 총 산불발생 건수가 349건, 산림피해 면적 765.89㏊에 비교했을 때 올해 산불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이었는지 알 수 있다.

속초시를 포함한 동해안 지역은 매년 봄철이면 남쪽의 고기압과 북쪽의 저기압이 맞서면서 발생하는 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고온 건조한 강풍으로 발달한 이른바 ‘양간지풍’으로 대형산불 발생 가능성이 최고조에 달한다. 그러나 기상·환경적 영향 외에도 중요한 산불발생 원인은 바로 ‘사람의 행위’ 즉 실화에 의한 산불이다. 강원도동해안산불방지센터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10년간 산불은 입산자 실화(26%), 소각산불 및 담뱃불 실화(21.1%) 등 사람의 행위로 인한 산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연적 원인은 많지 않다. 산불예방의 적극적인 동참 및 경각심 증대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겠다.

우리시는 매년 산불예방을 위해 산불진화대, 감시원을 선발해 산불취약지 집중감시와 더불어 무인감시카메라 및 산불감지센서 등 산불감시시스템을 통해 산불 사전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또 산불상황에 대비해 산불방지대책본부 운영, 산불임차헬기 운영 등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했고 마을통장 및 사회단체를 활용한 산불예방홍보활동, 진화차량 및 헬기 등을 활용한 산불예방 가두방송 등 시민의식 개선에도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강조했듯 산불예방을 위한 시민 모두의 노력과 동참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산불은 언제 어디서든 되풀이될 수 있다.

이에 생활 속에서 산불예방을 위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수칙 몇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영농부산물 등 각종 쓰레기를 소각하지 않기. 둘째 입산통제구역이나 통행이 제한된 등산로는 출입하지 않기. 셋째 산행시 라이터·버너 등 인화물질 휴대금지. 넷째 산림 또는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흡연이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금지. 다섯째 화목난방기의 타고 남은 재는 반드시 물을 뿌린 후 안전한 장소에 버리기다.

거듭 강조하지만 우리의 소중한 산림과 생명 및 재산을 산불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산불예방과 감시활동이 필수적이다. 아무쪼록 ‘춘풍화기(春風和氣·봄날의 따뜻한 바람과 화창한 기운)’가 ‘春風火氣’가 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당부드리며 속초시도 단 한건의 산불도 발생하지 않도록 산불예방활동에 최선을 다해 나아갈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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