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6년 부처님 오신날 봉축 메시지

부처님오신날 연등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부처님오신날 연등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오는 8일은 불기 2566년 부처님오신날입니다. 거리마다 오색 연등이 희망의 불을 밝히고, 지혜와 자비로 가득한 향기로운 말들을 들을 수 있는 날입니다. 강원도민일보는 부처님오신날을 이틀 앞두고 강원도 대표 불교지도자들의 봉축메시지를 먼저 나눕니다.

지혜·자비 쌓아 부처님 길로
조계종 제3교구 본사 신흥사 주지 지혜

부처님오신날을 두손 모아 봉축하며, 강원도민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충만하시길 발원합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표어는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입니다. 이 봉축표어는, 하루빨리 코로나 재난을 극복하여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염원을 담고 있습니다. 다행히, 길었던 어둠의 터널도 이제 그 끝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지만, 코로나와 싸워오면서 우리 국민이 보여준 지혜와 자비가 계속 발현된다면 이 전대미문의 재난도 능히 극복할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잘 실천하면, 그것이 곧 부처님같이 되는 것입니다. 일행여불일행불(一行如佛一行佛)이라, 한 가지 행이 부처님다우면 그 한 행은 곧 부처님입니다. 우리가 부처님같이 된다는 것은 이 한 가지 행동이 쌓이고 쌓여서 완성되어가는 것임을 잊지 말고, 하루하루 일상에서 지혜와 자비를 부단히 실천해주시길 발원합니다.

막힘없는 소통이 진정한 행복
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 주지 정념

강원도민과 함께 부처님 오심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우리는 여느 때보다 더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인 질병의 위기를 조금씩 이겨 나가고 있지만 그 동안의 상처는 아직 아프기만 한데 지구촌 곳곳은 인간의 어리석음이 자초한 고통으로 불안하기만 합니다. 고통받고 있는 중생들을 평안하게 하기 위해 2600여 년 전 이 땅에 오신 부처님의 뜻이 오늘날 우리에게 더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세상은 중중무진의 그물망처럼 불가분의 관계로 이어져 있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우주 끝까지 연결된 인연의 고리들과 서로서로 막힘없이 소통할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 행복한 이 세상을 우리의 이기심 때문에 바로 보지 못할 뿐입니다. 자신만을 위하는 생각을 조금씩 허물고 남을 생각하고 배려할 때 행복은 천천히 우리 곁으로 다가옵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강원도민 여러분의 모든 가정에 부처님의 자비가 가득하여 진정한 행복에 눈뜨시길 합장 발원합니다.

삶의 텃밭 속 환희 경험하길
천태종 춘천 삼운사 주지 월중

형형색색 향기로운 꽃으로 감탄사를 내뿜는 부처님오신날입니다. 다섯 번뇌가 세상을 더럽히는 진흙 같은 세상이지만 이미 모든 만물은 부처의 성품을 갖추었으니, 깨어있는 눈으로 바로 보아 무명의 어둠을 떨쳐내고 고해의 실상을 밝혀야 합니다. 모두 상생과 공존의 등불을 밝힙시다. 혼탁한 세상일수록 부처님의 지혜를 등불로 삼고 부처님의 염화미소를 마음껏 친견하시기 바랍니다. 스스로 부처임을 깨달아 진리의 등불을 밝혀야 한다는 ‘자등명 법등명’의 가르침처럼, 밖이 아무리 밝아도 눈을 감고 있으면 보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있어 이웃이 있고, 이웃이 있어 나와 세상이 있음을 바르게 알고 저마다의 옷섶에 숨겨진 보배의 구슬을 꺼내 쓰면 삼독의 번뇌망상은 절로 사라질 것입니다. 오색 연등처럼 밝은 얼굴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얼굴이 밝아지면 세상이 밝아지고, 밝아진 세상에는 고통도 분열도 갈등도 없습니다. 각자 삶의 텃밭에서 향기로운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마음속 연등을 밝혀 진정한 환희심을 경험하시길 기원합니다.

고난 극복하면 모두가 부처
태고종 강원교구 종무원장 성인

‘산 넘어 산’, 지난 2년간 우리 삶의 어려움을 비유한다면 바로 이말 아닐까 싶습니다. 2600여년 전, 부처님은 다른 누구도 말고 자신을 등불 삼아 고난을 극복하고 세상으로 나아갈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산 넘어 산, 높게만 보이는 산이 번뇌라면, 지금 묵묵히 걷고 있는 산행은 자신의 불성을 찾는 노력과 같습니다.

부처님은 마음을 새롭게 먹어야만 산을 넘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본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구비되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중생이 새롭게 성불한 것이 아니라 본래 성불한 상태를 알 수 있게 하신 것입니다. 고난을 극복하고 있는 이 순간, 모두가 부처일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바로 이 점을 세상에 알리고자 의도하셨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때에 부처님의 가르침과 부처됨을 다시 떠올려야 합니다.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는 우리의 어려움을 해결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뜻을 되새기고,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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