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덕진 강원사대부고 교감
▲ 배덕진 강원사대부고 교감

교사의 전문성은 교사 개인이 주장한다고 인정받는 것이 아니다. 동료교사들이나 교육전문가들에게 인정받을 때 생긴다. 교사에 의해 이뤄지는 교육 활동을 보편적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해당 교육 활동이 학생·학부모의 교육 만족도 향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교사가 아무리 잘 가르쳤어도 학생들이 잘 배우지 못했다면 실패한 가르침인 것이다. 반대로, 교사가 별로 가르치지 않았어도 학생들의 배움이 잘 일어나고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다면 성공한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

교사의 전문성 신장은 교사학습공동체 참여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 교사학습공동체란 교사의 전문성 신장과 학생의 학습 증진을 위해 비판적으로 탐구하고 협력을 통해 끊임없이 깨우고 실천하는 교사들의 결속체다. 교사들은 학교 비전과 철학 아래 해당 영역의 전문성을 발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론적 지식뿐 아니라 실천적인 경험을 통해 성과를 드러내고 교육활동에 대한 성찰 과정을 통해 피드백 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해야 한다.

중요한 문제는 교사들이 학습공동체로 모여서 무엇을 할지다. 기본적으로 무엇을 할지는 교사들이 스스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사학습공동체에서 실제 할 수 있는 일로는 함께 책 읽기, 수업 이야기 나누기, 공동수업 설계하기, 수업 비디오 보고 연구하기, 동료 수업 함께 보고 성찰하기, 교육과정 재구성하기, 평가문항 함께 만들기, 학교 운영에 대한 이야기 나누기, 학습 지도 방법 함께 연구하기 등이 있다. 이중 무엇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운영할지는 참여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교사들이 쉽게 할 수 있는 것으로부터 협력이 더 필요한 고난도의 활동으로 가는 것이 좋다. 예컨대, 수업을 방해하는 문제 학생에 대한 지도는 교사들이 함께 공감하고 논의할 수 있는 손쉬운 주제이므로 이런 주제부터 다뤄 볼 수 있다. 다만, 학생의 문제 행동을 지적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차원을 넘어 학생을 어떻게 이해하고 훈육하여 문제 행동을 교정시키고 학습에 흥미를 느끼도록 변화시킬지에 대해 지혜와 경험도 나누면서 실질적 변화가 일어나도록 한다.

교사학습공동체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가 만들어지면 목소리가 큰 사람들에 의해 학교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이다. 반대로,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사학습공동체가 활성화되면, 전문성과 자율성이 충분히 발휘되기 힘들 것이다. 결국 미래학교라는 자동차는 자율성과 책무성, 전문성이라는 세 바퀴가 조화롭게 굴러가야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미래학교에서 좋은 교육은 교사들의 협력적 네트워크에 의해 가능하다. 이처럼 협력적 교사문화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학교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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