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현 횡성주재 부국장
▲ 박창현 횡성주재 부국장

대한민국은 오늘 ‘문재인’을 전임 대통령으로 떠나보내고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시대를 맞이한다. 5년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던 문재인 정부의 뒤를 이어 탄생한 윤석열 정부는 국내외에서 펼쳐지고 있는 국난극복의 기대감 속에 현실적인 우려가 교차하며 출범한다. 문재인 정부가 취임 초기 최고 84%의 높은 국정지지율로 출발한 반면 윤석열 정부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절반을 오르내릴 정도의 지지율에 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 이유야 불과 0.7%p 차이의 역대급 대선을 치른 결과도 있지만 두달여간의 인수위원회 활동을 지켜보며 ‘국정철학’과 ‘국민소통’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의지와 방식에 의문을 품는 국민여론이 높다는 사실이다.

전직 대통령의 통치방식을 거론한다면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현재의 지지율을 반등하기 위해서라면 윤석열 정부가 문 전 대통령의 임기 중 행보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기를 제안한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당시 ‘나라다운 나라’라는 국정구호와 ‘공정’, ‘상식’, ‘다함께 잘 사는 나라’를 정책기조로 높은 국민신뢰를 쌓아갔다. 하지만 이 기조가 임기말 불공정, 비상식의 부메랑이 되어 정권교체의 쓴잔을 마시게 된 결정적 사유가 됐듯이 윤석열 정부 역시 취임 초 국정 선명성과 끝없는 소통을 요구하는 국민여론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이념과 계층, 지역주의를 둘러싼 갈등과 분열은 해소할 수 없고 결코 정권의 지지율도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 취임하기도 전에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이전으로 축하보다는 논란의 중심에 휩싸이게 된 배경에도 이전 자체에 대한 부적절한 눈총 보다는 이전에 대한 정당한 명분과 국민설득 절차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점이 국정지지율에 발목을 잡고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문재인 정부를 통해 윤석열 정부가 반면교사로 삼길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반도 평화’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사에서 취임 초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속에 ‘평화’의 문을 여는 반전의 계기로 삼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군 통수권을 잡은 문재인 정부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내며 평화의 신르네상스를 장식한 역사적 기록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을 만하다. 더욱이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은 새정부가 간직해야 할 ‘평화’의 가치를 다시한번 일깨우게 한다. 윤 대통령은 대선 유세기간 강원평화특별자치도를 “시대에 뒤떨어진 이념과 족보도 찾을 수 없는 이데올로기”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 배경에는 선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여러 이유가 있었을 게다. 하지만 새롭게 정부를 이양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비전에는 ‘평화’를 특정 정당, 특정 이념의 산물로 인식하거나 이데올로기 논쟁거리로 치부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리라 믿고 싶다. 평화는 말그대로 평화롭게 인식해야 한다.

이제 문재인 시대는 가고 윤석열 정부 닻이 올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당시 말했듯이 고향에서 평화로운 여생을, 윤석열 정부는 향후 5년 대한민국의 아침을 책임지는 ‘국민소통대통령’, ‘평화대통령’으로 남길 바란다.

굿바이(Good Bye) 문재인, 굿모닝(Good Morning)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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