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엄마교육감’ 아이 한 명 한 명 세심히 돌볼 것”
다양한 경험 미래시대 강점 자신
현 도교육감 선거 진영논리 매몰
교육서 정치적 이념 배제시켜야
도민 선택 믿음 끝까지 완주할 것
고교평준화 정책 큰 틀 유지하되
자사고·특목고 폐지는 반대입장
습관 형성·시험 실시 학력 향상
학령인구 감소 ‘통합학교’ 대안

▲ 민성숙 도교육감 후보
▲ 민성숙 도교육감 후보

이번 강원도교육감 선거 중 유일한 여성 후보인 민성숙 후보는 ‘엄마 교육감’을 표방하고 있다. 자녀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살피면서 엄마의 마음으로 강원교육을 이끌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인성교육을 강화해 미래사회에서도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아이들을 키워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민성숙 후보를 최근 춘천 운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진행=오세현 사회부장직무대행


□민성숙 후보는 나이 59세, 고향 원주
□학력 강원대 음악교육과·한국교원대 대학원(석사)
□경력 강원글로벌미래교육연구원장·전 중등음악교사
□주요공약
-기초학력격차 및 디지털교육격차 해결 위한 마을공동체교육 강화
-18개 시군 무한 24시 돌봄센터 운영
-통학복지(꿈택시 운영)


-자기소개를 해달라.

“이번에 강원도 최초로 여성 교육감에 출마한 민성숙이다. 엄마 교육감을 꿈꾸고 있다.”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강원도 아이들이 훌륭하다. 이 훌륭한 아이들을 디테일하게 만져줄 필요가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고 그 결과 학력·체력 저하로 이어졌다. 아버지들은 큰 틀에서 자녀를 보살피지만, 어머니는 디테일하게 돌본다. 이제는 어머니가 디테일하게 살필 때가 됐다. 전교조와 교총, 이도저도 아닌 교사 등 교사들도 진영으로 나뉜거 같다. 하나로 만들려면 엄마의 세심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지역에서는 시의원, 작곡가, 수필가로 알려져 있다. 교사였던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강원대를 졸업한 후 1986년 간동고에 처음 음악교사로 발령을 받았다. 이후 교육부 연구학교인 신철원종합고에서 근무했다. 이후 춘천으로 너무나 오고 싶었는데 춘천에 자리가 없어서 경기도로 넘어갔다. 설악중과 가평중에서 근무했다. 2000년도에 학교를 그만두고 대학 시간강사를 했다. 마지막으로 교직에 있었던게 벌써 20년이 흘렀다보니 많이들 기억을 못한다.”


-때문에 현장을 모른다는 비판도 있다.

“대학에도 있었고 대안학교에서도 일을 했다. 현장을 잘 모른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만 있었던 선생님들보다 폭넓게 많은 경험을 했다. 4차 산업 미래시대에는 글로벌하게,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 오히려 나의 다양한 경험을 아이들에게 녹여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은?

“첫 발령 당시 만난 뇌성마비 학생이다. 지금은 특수교육이 좀 활성화 됐지만 당시는 그러지 않았다. 뇌성마비 여학생이 일반학급에서 공부했는데, 굉장히 힘들어 했다. 그 학생은 항상 ‘나는 왜 다른 이들과 다를까’라는 이유로 슬퍼했다. 내가 그 학생에게 ‘너는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있다. 세상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이야기해줬다. 그 학생이 지금은 포항에 살고 있다. 결혼을 해 예쁜 딸도 있다. 그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할 때 껴안고 울면서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고 설득했다. 현재 장애인 교회에서 전도사로 지내며 장애인들을 돌보고 있다.”

-여론조사로 보면 지지율이 높지 않다. 일각에서는 완주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기도 하는데.

“자연스러운 일이다. 교육계에 계속 있었던 것도 아니고, 20여 년 간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렇다고 내가 완전히 보수나 진보도 아닌 중도다 보니, 진영 구분도 확실하지 않다. 이번 선거는 진영논리에 매몰된 것 같다. 교육은 교육만 생각해야 한다. 정치적인 이념을 빼야 한다. 오히려 이 점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보려고 한다. 다른 캠프는 운동원도 많고 세 과시, 색깔 과시도 하는데, 그것이 ‘교육감 선거에 필요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돈 쓰지 않는 선거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한 최소한의 경비만을 사용하려고 한다. 그 대신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대안학교 교장, 다문화학생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내 정책에 그들의 얘기를 녹여냈다. 당락을 떠나서 내가 이런 길을 가면 돈이 없어서 후배들이 포기하는 일은 없어질 것 같다. 내가 희망의 증거가 되면 좋겠다.”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나는 있다고 본다. 진영논리에 함몰돼 있기 때문에 교육감 지지도가 도토리 키재기 중이다. 그렇다보니 전례 없이 후보 6명이 출마했다. 도민들은 다 지켜보고 있다. 어떤 정책을 가지고 경쟁하는지, 어떤 모습으로 도민에게 다가서는지. 진심과 진정성이 전해진다면 도민들이 선택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나에게 다들 ‘끝까지 가느냐’고 궁금해 한다. 여전히 단일화하자고 노크하는 후보도 있다. 하지만 나는 완주할거다.”


-고교평준화 정책은 유지할 것인가.

“큰 틀을 유지한다. 그 안에서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은 더 잘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자사고와 특목고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아이들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강원도 교육계 현안은 무엇인가.

“강원도는 도농복합도시가 많다. 도농간의 격차를 해소 해줘야 한다. 가장 큰 현안이다. 상대적인 교육기회 박탈, 문화 소외, 정보 소외 등을 농·어촌 지역 학생들이 겪게 되는데, 이 차이를 좁혀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시대가 해결 방안을 제시해줬다. 코로나 이전에는 온라인을 통해 뭘 한다는 상상을 못했다. 이미 외국에서는 대학이기는 하지만 미네르바 스쿨 등 온라인 스쿨이 활발하다. 시스템을 벤치마킹 한다면 도농격차 해소가 가능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공약 한 가지를 꼽자면.

“인성교육이다. 인성교육이 되면 아이들은 공부하게 돼 있다. 공부해야 하는 목적의식이 생기기 때문이다. 자칫 노는게 인성교육이라고 오해한다. 인성교육은 몸도, 마음도 튼튼해져야 하고, 역사의식도 길러야 한다. 한 마디로 격이 있는, 품위 있는 사람이 되도록 교육해야 한다.”


-학력은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을까.

“공부하는 습관 들이기가 내 공약이다. 공부는 때가 있다. 발달 단계에 따라 꼭 습득하고, 내 몸에 습관이 되게 해야 할 그런 것들이 있다. 요즘 학생들은 자판만 두들기다 보니 글씨를 정자체로 쓰지 못한다. 필기하는 습관, 노트하는 습관 등 공부하는 습관을 길들여 줘야 중·고교에 진학해도 공부가 가능하다. 시험도 볼 것이다. 내 수준이 어느 정도 인지 알아야 한다. 자동차도 점검을 한다. 학력을 점검하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노는 것도 좋지만 노는 것에 집중해서는 안된다.”


-미래교육 방안으로는 무엇을 구상하고 있는지.

“당연히 또 인성이다. AI와 인간이 공존할 것이다. AI와 사람이 서로 못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인간이 AI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간성 회복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인간만이 가진 인성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학령인구 감소가 교육만의 문제가 아닌데, 해결 방법이 있을까.

“통합학교를 하겠다. 통합학교에 대해 다들 걱정을 하는데, 막상 아이들은 잘 해낸다. 처음에는 갈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잘 이겨낼 것이다. 학령인구가 감소한다고 해서 무조건 폐교할 것이 아니라, 통합학교를 통해 특성화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가령, 영월이라면 단종이라는 역사적 인물도 있고, 많은 박물관들이 조성됐다. 지역에 있는 박물관들과 연계해 큐레이터, 박물관 기획·행정에 대한 공부가 가능하다. 이 같은 환경을 통해 박물관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특성화학교를 조성한다면 영월로 유학을 올 수 있다. 춘천의 경우 서면에 있는 초·중학교를 합친다면 근처에 애니고와 애니박물관이 있으니, 초등학교 때부터 애니메이션 특성화학교로 추진하는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축제도 만들고 학생 자치 활동을 제공하면 전국에서 학생들이 올 것이다. 주거 문제는 마을 주민들의 집에서 홈스테이 하면 된다. 요즘 아이들이 어른의 사랑을 자주 받지 못한다. 농촌에서 홈스테이를 하게 되면 자연 속에서 뛰어 놀면서 자기가 관심 있는 공부를 초등학교 때부터 할 수 있다. 지역과 함께 하는 통합학교, 강원도라면 가능하다.”


-교육을 정의하면.

“교육은 사랑이다.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나를 먼저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려고 한다. 의외로 나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고, 남에게 사랑을 받으려고만 한다. 나를 사랑하고, 남을 사랑하고, 선생님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지구도 사랑해야 한다. 사랑의 대상이 인간만이 아니다.”


-유권자에게 한 마디.

“지금까지 아버지 교육감들이 강원교육을 잘 이끌어 왔다. 학력이나 체력이 바닥이기는 하지만 잘 한 부분도 많다. 아이들을 입시지옥에서 해방시킨 것은 큰 성과다. 평준화 교육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여러 아이들을 한 틀에 가둔다는게 잘못됐다.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애들도 평준화에 가둔게 잘못이다. 엄마 교육감을 만들어 주시면, 학력, 체력, 관계맺기, 인성 등 내가 우리 아이들을 잘 길러줄 수 있다고 자부한다. 이번에는 엄마 교육감에게 한 번 교육을 맡겨달라.” 정리/정민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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