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PFF 개막작 우크라 배경 ‘올가’
24개국 88편 평창 6개관 상영
강렬한 자연 담은 트레일러 공개

▲ 2022평창국제평화영화제(PIPFF) 기자회견이 25일 춘천에서 열렸다.
▲ 2022평창국제평화영화제(PIPFF) 기자회견이 25일 춘천에서 열렸다.

“Free Ukraine!”

2022평창국제평화영화제 개막작 하이라이트가 공개되자 모두의 눈이 스크린에 집중됐다.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25일 춘천사회혁신센터에서 문성근 이사장, 방은진 집행위원장, 김형석·최은영 프로그래머, 장민승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영화제 콘셉트와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것은 개막작, 프랑스 출신 엘리 그라페(28) 감독의 ‘올가(Olga)’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의 단초가 된 2013년 유로마이단 반정부 시위를 배경으로 했다. 우크라이나 출신 체조선수가 시위를 피해 스위스로 망명, 국가대표로 훈련하지만 어머니와 동료들이 있는 우크라이나의 폭력적 현실을 보며 느끼는 갈등을 그린다. 그라페 감독의 첫 장편으로 지난 해 제74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돼 작가조합상을 받았다. 2021년 작이지만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등에서 다시 조명받고 있다.

특히 올가 역을 맡은 배우이자 체조선수 아나스타샤 부디아시키나는 실제로 지난 달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하르키우의 공습을 피해 있다가 폴란드를 거쳐 스위스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한다. 그라페 감독은 영상 메시지에서 이같은 현실을 언급,“이미지 뒤에는 늘 현실이 존재한다. 저는 아직도 우크라이나에 있는 저의 팀을 생각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응원을 당부했다.

올해 ‘위드 시네마’를 슬로건으로 열리는 영화제는 24개국 88편을 6개 상영관에 올린다. 국제장편경쟁은 8편, 한국단편경쟁은 16편이 심사위원대상 등을 놓고 경쟁한다.

평양시네마의 경우 올해 북한영화는 없다. 다만 재일 한국인, 북한이탈주민 등 디아스포라와 분단 상황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로 구성했다. 이 섹션에 3편을 출품한 임노아 감독은 ‘경계와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관객과 만난다. 스펙트럼 섹션은 희망과 연대, 젠더, 가족애 등 다양한 주제의 해외영화를 선보이고, 국내영화로 구성된 스펙트럼K는 ‘스물 즈음에’라는 제목 아래 청춘의 성장기를 그린 작품들을 소개한다.

영화인을 집중 조명하는 클로즈업 섹션은 2000년대 손에 꼽히는 다작 크리에이터 윤성호 감독을 조명한다. 명사와의 대화가 이어지는 ‘위드시네마’, 강원영화인들의 ‘시네마틱 강원’도 준비돼 있다.

영화제 트레일러도 이날 공개됐다. 바다, 밤하늘, 푸른 동해, 눈보라 치는 해안, 숲과 강 등 남북 강원의 4가지 자연을 짧지만 강렬하게 담아 분단 현실을 되새겼다. 장민승 감독은 “사람의 왕래가 어려운 분단 현실과 달리 바람, 강물은 경계를 오간다. 그 풍경에서 생명력과 평화를 떠올리기를 바랐다”고 했다.

영화제는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 선정으로 18억 5000만원을 확보, 횡계지역에 거점공간 ‘어울마당’을 새로 마련한다. 2년간 어려웠던 해외영화인 초청도 이뤄질 예정이다. 문성근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일상의 평화가 깨졌고 미얀마,우크라이나까지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영화제가 고민을 나누는 통로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방은진 집행위원장은 “코로나에도 중단없이 대면 영화제를 이어왔는데 올해 랜드마크가 생기면서 지역과 더욱 매력적으로 어우러질 수 있게 됐다”며 “계속 성과를 내 온 문화행사인만큼 더 규모있는 영화제로 성장하도록 관심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여진 beatl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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