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
▲산딸기

초여름으로 들어서는 길목, 산딸기가 농염한 자태를 뽐냅니다. 선홍빛 과육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부풀어 올랐습니다. 오디와 버찌가 익을 무렵 양지바른 산기슭을 붉게 수놓는 이 열매는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토종 과일입니다. 비타민C가 풍부, 몸속의 활성 산소를 제거하고 피부노화를 방지합니다. 나트륨 등 노폐물을 배출, 신진대사를 촉진할 뿐 아니라 기력과 정력을 높이는데도 효과가 있습니다. 열량이 낮고 식이섬유가 많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손색이 없지요. 본초강목엔 신장 기능을 높여주는 약초로 소개됩니다.

산딸기가 익을 무렵, 숲은 온갖 새 소리로 가득합니다. 휘파람새와 박새, 지빠귀, 딱따구리, 쇠솔새, 산까치, 딱새가 목청을 돋우고 꿩 뻐꾸기가 능선을 가로질러 화음을 넣습니다. 어떤 오케스트라도 흉내 낼 수 없는 숲의 향연! 새의 지저귐은 소음이 아닙니다. 바람, 물소리와 어우러져 숲 전체를 힐링의 무대로 바꿔놓지요. 음악회는 아무 때나 열리지 않습니다. 연애와 사랑, 탄생의 기쁨 등 3박자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 비로소 가능합니다. 숲에 평화가 깃드는 순간입니다.

치열했던 선거전이 막을 내립니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수개월 넘게 이어진 소음(?) 구덩이에서 벗어나는 셈이지요. 그동안 시도지사 교육감 시도의원 시장 군수 시군의원 비례대표 등 7∼8개 분야에 뛰어든 후보들이 밤낮없이 경쟁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듣기 좋은 소리도 한두 번! 반복해서 들으니 마음에 빗장이 걸리고 가시가 돋습니다. 왜일까요? 자연과 인간계의 소리가 극명하게 구분되는 선거판에선 선한 말조차 악다구니로 변합니다. 자연의 색과 소리가 그립지요.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게 함유된 산딸기는 눈 건강에 으뜸입니다. 눈을 밝고 맑게 하는 효능이 탁월합니다. 일꾼을 선택하고 고르는 일이 쉽지 않은 시대, 조직과 집단의 충돌이 격할수록 선택의 범위는 좁아지고, 감당할 몫은 늘어납니다. 그래도 외면할 수 없습니다. 눈에 거슬리지 않는,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내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할 그런 일꾼을 뽑아야겠지요. 선택이 버겁다면 새소리 물소리 바람 소리 어우러진 숲으로 가시길. 보이지 않던 일꾼이 선명하게 도드라질지 모르니.
 

▲강병로 전략국장
▲강병로 전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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