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교원 인제주재 취재국장

지역 내 전통시장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 여파로 전통시장은 여전히 외롭고 애잔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

지역 내 5일장이 설 때마다 상인들이 장터 한 켠에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으나, 찾는 발길은 예전만 못한 현실이다. 상인들의 시름도 덩달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전통시장은 예로부터 풋풋한 인정이 넘치고 삶과 끈기가 담겨 있는 문화생활공간이었다. 5일마다 서는 장은 서민 삶의 터로 자리해 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북적거리던 옛 장터의 추억도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점점 사라지고 있는 듯하다. 명절 등을 앞두고 차례상 마련을 위해, 학교 가는 형제자매의 옷가지 등을 사기 위해 어머니 손을 잡고 동생들까지 시장으로 진출했던 기억도 추억으로 남아 있다. 어머니가 사 주시던 엿 한가락을 입에 넣고,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북적이던 장터를 누비던 모습이 아련하다.

하지만 급격한 현대화 속 소비시장 변화 등으로 전통시장이 갈수록 침체를 겪는 모습이다. 예전처럼 하루종일 장을 구경해도 못내 아쉽고, 포근함과 넉넉함을 안겨주던 풍취도 사라지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이기도 한 전통시장이 고사 위기에 몰리면서 안타까움만 더하는 현실이다. 어쩌면 전통시장을 찾는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하거나, 시골까지 무차별적으로 들어서고 있는 대형·중소형 할인점이 원인제공자일 수 있다.

그래도, 위기 속에 희망은 있다. ‘전통시장 살리기’ 운동이 지속적으로 펼쳐지고 있고, 시장 리모델링과 관광객 등 도시민 유입을 위한 다양한 대책과 해법을 내놓고 있다. 지자체들도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경쟁력 제고와 대형 유통점과의 공존 대책 마련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인제 전통시장은 2019년부터 총 12억원을 들여 지중화·가로등 정비공사 등 시설 현대화와 출입구 옥외·채널간판 설치 등 경관조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시장 활성화를 위해 페이백 이벤트 등을 통한 고객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인제 원통 전통시장도 시설 현대화와 함께 원통리 647의30번지 일원에 연면적 5743㎡, 지하 1층과 지상 2층 규모로 총 231대가 주차할 수 있는 원통주차장을 조성해 올해 초부터 주민과 관광객 등에게 개방하고 있다. 원통시장 인근 버섯특화단지 등과 연계를 통한 시너지효과도 고려하고 있다.

인제 기린전통시장은 66년 만에 정식시장으로 지난해 6월 등록됐다. 1955년 문 연 기린전통시장은 상인 대상 친절 교육과 상가 환경개선 등을 통해 더욱 쾌적하고 이용하기 편한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이제 지역 전통시장도 스스로 고사위기를 벗어날 길을 찾아 변신하고 있다. 상인들이 소비자 욕구를 따라가기 위한 시장 차별화·특성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역별 전통시장마다 자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메리트도 열심히 조성하고 있다. 우리 전통시장의 미래가 결코 암울하지 않은 방증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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