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당국간 ‘책임 떠넘기기’ 무관심속에 마냥 지연
지역주민·교민·외국인·관광객 모두 불편

▲ 한·러·일 국제카페리 ‘이스턴드림’호’의 선사인 두원상선이 인수하기 전인 DBS의 ‘국제크루즈훼리’호가 지난 2019년 동해항을 떠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향해 동해바다를 운항하고 있는 모습.
▲ 한·러·일 국제카페리 ‘이스턴드림’호’의 선사인 두원상선이 인수하기 전인 DBS의 ‘국제크루즈훼리’호가 지난 2019년 동해항을 떠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향해 동해바다를 운항하고 있는 모습.

코로나19 방역정책 완화로 공항과 항만을 통한 해외 출입국 규제가 속속 해제되고 있는 가운데, 2년이상 운항이 중단된 강원 동해항 한·러·일 국제카페리 여객 수송이 원인모를 이유로 3개월째 재개되지 않아 지역주민·교민·외국인·관광객 등 4자 모두에게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동해항 국제카페리 여객 수송 재개 지연 문제에 대한 강원도민일보 취재 결과, 강원 동해시와 동해상공회의소, 주러시아대사관과 블라디보스톡 총영사관 등 관련 기관과 동해시·블라디보스톡 지역주민들이 잇따라 정부 관련 부처에 건의를 하고 있으나 3달 가까이 되도록 해결이 안되는 것은 물론, 관계 당국의 답변조차 듣기 어려운 실정이다.

▲ 선박 수리를 위해 중국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 1월쯤 한·러·일 국제카페리 ‘이스턴드림호’가 동해항에 정박해 있는 모습.
▲ 선박 수리를 위해 중국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 1월쯤 한·러·일 국제카페리 ‘이스턴드림호’가 동해항에 정박해 있는 모습.

블라디보스톡 총영사관과 주러시아대사관은 지난 3월 15일부터 6월 3일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외교부 등 정부 부처에 “교민들의 고충 해소를 위한 카페리 해상 여객 운송 재개를 검토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오고 있다.

동해시도 지난 5월 24일 외교부·해양수산부·질병관리청 등 정부 관련 부처에 동해시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잇는 ‘동해항 카페리 여객 운항 재개 요청’ 건의서를 전달했다. 동해시는 이날 건의서에서 “정부 차원에서 항만을 통한 해외입국자 방역 지침을 조속히 마련하는 등 연해주 거주 교민과 국내 체류 러시아인을 위한 제한적인 여객 수송을 재개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 선박 수리를 위해 중국에 들어갔던 한·러·일 국제카페리 ‘이스턴드림호’가 2달간의 수리를 마치고 지난 5월 30일 동해항으로 되돌아왔다.
▲ 선박 수리를 위해 중국에 들어갔던 한·러·일 국제카페리 ‘이스턴드림호’가 2달간의 수리를 마치고 지난 5월 30일 동해항으로 되돌아왔다.

이에앞서 지난 5월 11일 동해상공회의소는 “방역 지침을 준수하는 조건하에 동해항의 한국-러시아간 여객 수송을 허락해 달라”는 건의서를 대통령실을 비롯, 6개 정부 부처에 전달(본지 2022년 5월 12일자 13면 보도)했다.

이와관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항공편 귀국길이 막힌 연해주한인회·강원도연해주본부 등 러시아 극동지역에 거주하는 교민들이 지난 3월 15일 블라디보스톡총영사관을 통해 이스턴드림호 탑승을 요청함에 따라 외교부와 질병관리청의 협의로 ‘임시방역지침’이 만들어졌다. 이에따라 교민들의 특별 귀국을 위해 동해항 여객선 임시 운항이 허용되면서 블라디보스톡항에서 교민 73명을 태운 카페리 이스턴드림호가 지난 3월 31일 동해항에 무사히 입항한 바 있다.

▲ 한·러·일 국제카페리 ‘이스턴드림’호’의 선사인 두원상선이 인수하기 전인 DBS의 ‘국제크루즈훼리’호가 지난 201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을 떠나 동해항에 입항하고 있는 모습.
▲ 한·러·일 국제카페리 ‘이스턴드림’호’의 선사인 두원상선이 인수하기 전인 DBS의 ‘국제크루즈훼리’호가 지난 201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을 떠나 동해항에 입항하고 있는 모습.

그러나 질병관리청이 허용한 ‘임시방역대응지침’에는 ‘이번 교민 이송에 한해서만 적용한다’는 제한 사항이 있었다. 이로인해 지난 2019년 12월부터 2년 4개월만에 처음으로 이루어진 지난 3월 31일 단 한 번의 여객 수송 이후 또다시 2달이상 중단되고 있다.

지역의 기관과 주민들은 “‘특별 교민 수송’의 사례를 통해 적절한 방역 절차 마련과 관련기관간의 협력이 이뤄지면 현 상황에서도 제한적인 해상 여객 운항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여객수송 재개’를 건의하고 있지만 2달이 넘도록 관련 정부 기관으로부터 정식 회신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례를 통해 권한이 집중된 중앙집권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들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할수 없게 됐다.

▲ 임시방역지침에 의한 특별귀국 임시운항 허용 조치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을 출항해 지난 3월 31일 동해항에 입항한 이스턴드림호에서 연해주 교민들이 내리고 있다.
▲ 임시방역지침에 의한 특별귀국 임시운항 허용 조치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을 출항해 지난 3월 31일 동해항에 입항한 이스턴드림호에서 연해주 교민들이 내리고 있다.

또 지난 4월 양양국제공항의 외국인 무사증 입국이 허용되는 등 전국 공항과 항만을 통한 해외 출입국 여객 제한이 속속 해제되고 있는 것도 동해항 여객 수송 제한 해제의 당위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는 8일부터 인천공항의 항공규제를 전면 해제하고, 코로나19 백신 여부와 무관하게 입국자의 격리 의무도 없애기로 했다고 3일 발표하기도 했다.

동해시 관계자는 “해양수산부와 외교부·질병관리청 등 관련 부처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며 “그런데 6월 1일부터 적용되는 질병관리청 방역지침에는 여전히 ‘항만여객은 제외한다’고 돼 있어 운항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 임시방역지침에 의한 특별귀국 임시운항 허용 조치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을 출항해 지난 3월 31일 동해항에 입항한 이스턴드림호에서 내리는 연해주 교민들을 격리하는 모습.
▲ 임시방역지침에 의한 특별귀국 임시운항 허용 조치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을 출항해 지난 3월 31일 동해항에 입항한 이스턴드림호에서 내리는 연해주 교민들을 격리하는 모습.

이와관련 해양수산부 산하 동해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여객선 운송면허도 나가 있고, 해수부의 입장에서는 운항 재개 준비가 다 돼 있다”며 “그러나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방역대응지침’이 있어야 운항이 가능한다는게 세관·출입국관리소·해양경찰의 공통된 의견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질병관리청 방역담당 부서와 공보 부서에 3일 수차례 전화를 했으나, 하루종일 전화를 받지 않아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3번을 전화한 끝에 어렵게 연결된 질병관리청 소속 동해검역소 관계자는 “동해안 뿐만 아니고 국내 전체가 다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계적으로 해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본청의 방침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 임시방역지침에 의한 특별귀국 임시운항 허용 조치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을 출항해 지난 3월 31일 동해항에 입항한 이스턴드림호에서 내리는 연해주 교민들을 격리하는 모습.
▲ 임시방역지침에 의한 특별귀국 임시운항 허용 조치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을 출항해 지난 3월 31일 동해항에 입항한 이스턴드림호에서 내리는 연해주 교민들을 격리하는 모습.

한편 동해항 한·러·일 국제카페리는 지난 2009년부터 11년간 운항을 지속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019년 11월말까지 운항된 후 12월부터 무기한 중단됐다. 이 기간동안 국제카페리 DBS ‘국제크루즈훼리’호는 동해항과 블라디보스톡, 동해항과 일본 돗토리현 사카이미나토항을 각각 1주일에 1회씩 운항했다. 1회 탑승 승객은 최대 480명으로 년간 4만4000여명의 교민·외국인·관광객을 실어날랐다.

▲ 한·러·일 국제카페리 ‘이스턴드림’호’의 선사인 두원상선이 인수하기 전인 DBS의 ‘국제크루즈훼리’호가 지난 201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을 떠나 동해항에 입항하고 있는 모습.
▲ 한·러·일 국제카페리 ‘이스턴드림’호’의 선사인 두원상선이 인수하기 전인 DBS의 ‘국제크루즈훼리’호가 지난 201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을 떠나 동해항에 입항하고 있는 모습.

최근 크루즈 운영사로 선정된 두원상선은 이전 선사인 DBS의 1만1000t급 ‘국제크루즈훼리’호를 인수해 ‘이스턴드림’호로 선명을 변경해 운항해 왔다. 그러나 고장수리 문제로 지난 3월 중국에 입항하면서 지난 4월 중순부터 썬리오호’를 대체 투입해 ‘동해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동해항과 일본 마이즈루항 사이를 오가며 화물을 운송해 왔다. ‘이스턴드림’호는 선박수리를 마치고 돌아와 지난 5월 31일 오후 5시 동해항에서 컨테이너와 중고자동차 등 화물들을 싣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으로 다시 출항했다. 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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