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부터인지는 모르나 ‘미사일’이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있다. 미사일은 그야말로 가장 강력한 전쟁 무기 아닌가. 목표물을 정확히 맞히는 무기인 동시에 그 파괴력 역시 무시무시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이다. 미사일에 핵을 탑재한다면? 이는 상상도 하기조차 싫다. 그런데 필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미사일이 연이어 발사되고 있음에도 무감각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미사일은 우리말로 유도탄(誘導彈)이다. 어릴 적 유도탄이 탑재된 장난감 자동차도 많았다. 1987년 방송된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에서는 ‘핵폭탄과 유도탄들’이 등장한다. 마이콜과 둘리, 도우너가 만든 밴드 이름이다. “꼬불꼬불 꼬불꼬불/ 맛 좋은 라면/ 라면이 있기에/ 세상 살맛 나(후략)”란 가사로 라면을 구공탄에 끓여야 제맛이라는 이들 밴드의 대표곡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미사일은 일상의 소재가 될 정도로 익숙한 존재였다.

물론 미사일 관련 부대에서 군 생활을 했던 사람들은 미사일이 그저 장난감이나 밴드 이름으로 사용되는 가벼운 무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미사일은 유도 기능이 있는 로켓으로 일반적으로 발사 후 외부 조작이나 자가 탐지를 통해 지정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 타격하는 무기다. 현대전에서 미사일은 적은 수량으로도 효과적인 전력으로 꼽히는 이유도 특유의 명중률에 있다고 한다.

미사일은 발사 플랫폼에 따라 항공기용과 지상용, 수상용 그리고 수중용으로 구분된다. 그중 5000㎞ 이상의 비거리로 대륙 간 공격을 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과 잠수함으로 특정한 목표지에 은밀히 접근해 공격할 수 있는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이 있다.

북한은 최근 장거리 미사일을 비롯해 단거리 미사일까지 발사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한·미 군 당국도 8발의 미사일로 대응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사일 위력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국민들의 반응은 놀랍게도 차분하기만 하다. 우리가 미사일에 너무나 익숙해진 탓일까.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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