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인
진행: 이호 디지털국장·박지은 정치부장
54%대 당선, 얻었던 득표율 중 가장 높아
도청 춘천 내 신축·이전 의심 여지 없지만
왜 비좁은 캠프페이지로 가려하는지 의문
특별자치도법 조항 23개뿐…제주 300여개
충분한 숙의과정 거치기 전 통과 아쉬워
12년 만에 보수 도정 등 새 강원도 탄생
남북 ‘위장평화’ 사양, 차분히 통일 준비
도민에게 사랑받는 도지사 되고 싶어
일적으로 잘하는 모습·성과로 보이겠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인은 도정 최대 현안인 도청사 신축·이전 현안과 관련, “춘천 내 신축·이전은 의심할 필요가 없지만 부지는 춘천시민과 도민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방향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캠프페이지 부지는 사실상 원점 재검토 해야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그는 “정말 사랑받는 도지사가 되고 싶다. 일로, 성과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지난 7일 강원도민일보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이·지의 직격인터뷰-민선8기 당선인에게 듣는다’에 출연, 이 같이 밝혔다. 주요 내용을 정리한다.

▲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인
▲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인

-득표율 54.07%를 기록했다. 예상했나.

“예상 못했다. 먼 지역의 시군은 선거기간 한 달 동안 한두 번밖에 못 가봤다. 54%대 득표율은 역대 선거 중 내가 얻은 득표율 중 가장 높다. 도내 국민의힘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낙승한 데가 많이 있는데도 60%대 기록은 한 군데도 없었다. 영호남에서나 가능한 꿈의 스코어 같다.”

-어민 체험 등 당선 후에도 민생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어떤 의미인가.

“특별한 의미보다는 정말, 그냥 가보고 싶어서 갔다. 현장에 가보니 농어민 모두 힘들지만 특히 어민들은 더 힘든 것 같더라. 인원도 얼마 안 되고, 고기 잡는 분들은 바닷가 지역에 일부만 계시는데 더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체험을 통해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느껴보고 싶었다. 선거운동 때 가보니 ‘도지사는 커녕 도지사 후보도 처음 봤다’, ‘당선되면 안 올 것 아니냐’고 하더라. 그래서 더 열심히 갔다. 골뱅이 분류 작업을 30분 정도했는데 허리가 정말 뻐근하더라. 힘든 일 하시는 분들을 정말 많이 도와드리고 싶다.”

-공천배제 등 선거 과정 다사다난했다.

“컷오프 돼서 겨우겨우 기사회생해 나왔더니 또 막강한 이광재 후보가 버티고 있었다. 안 나온다던 사람이 왜 또 버티고 있는지 싶었다. 본선도 힘든 고비가 많았다. (이 후보에게) 좀 배울 점도 많았던 것 같고, 시각이나 안목이 보통 사람하고는 좀 다른 것 같다.”

-민선8기 도정 출범을 앞두고 공직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도정운영 방향은.

“너무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 (제가) 이제 순한 맛이 되지 않았냐.(웃음) 중앙에 가서 예산을 따올 때만 매운 맛을 보여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레고랜드, 알펜시아 등 몇가지 사업에 대해선 좀 들여다 보고 싶긴 하다. 도대체 그 전에 어떤 일들이 있었기에...업무파악을 좀 더 해본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 해보려 한다.”

 

 

▲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인이 지난 7일 강원도민일보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정호
▲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인이 지난 7일 강원도민일보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정호

-최문순 지사와의 첫 면담 어땠나.

“최 지사님은 만나면 늘 분위기가 좋다. 면담 때도 불편함 없이 인수인계 잘 해주시겠다고 했다. 6월 행사 등은 당선인 위주로 운영하라고 지시해 주셨더라. 인수인계 과정은 좀 순탄할 것 같다.”

-도청사 신축이전 현안 재검토하겠다고 했는데.

“그 문제에 대해선 (입장이) 변함없다. 아시다시피 도청은 춘천에 신축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광재 후보도 선거 당시 그렇게 말했다. 춘천 내 신축·이전에 대해서 더 의심할 필요가 없다. 다만 춘천 내에서 해야 하는데 캠프페이지를 한 번 가보시라. 중앙로터리와 캠프페이지를 통해서 레고랜드 하중도로 가는데 이 위치에 도청사가 딱 버티고,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해 보면 아주 숨이 턱 막힐거다. 현 청사가 비좁고 안전성 문제로 옮기는데 왜 그렇게 좁은 곳으로 가려하는지 의문이다. 강원도 전체 접근성과 춘천 도시 발전의 확장성 등 종합적인 부분들을 좀 더 고려하고, 춘천시민과 도민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방향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런 입장에서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선 육동한 춘천시장 당선인과 협력이 돼야하는데 조금 걱정이다. (민주당 도정·시정이) 그전에 세워놨던 방침을 고집한다면 춘천과 강원도의 입장에선 좀 아닌 것 같다.”

-염두해 둔 위치가 있나.

“없다. 모든 부분을 폭넓게 고려할 것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법 개정작업이 중요한데.

“특별자치도법 통과는 정말 경사스러운 일이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내용을 풍성하게 채워놓고 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조항이 23개 밖에 되지 않는다. 제주특별자치도법은 최초 통과 당시, 법 조항이 336개였다. 10배 넘게 더 많다. 충분한 숙의과정을 거치기 전에, 선거 전에 빨리 통과시킨 부분이 좀 아쉽다. 앞서 특별자치도법이 통과가 안 됐던 것은 국회 합의가 안 된 게 아니고, 정부에서 반대해서 그런 거다. 정권 교체기에 대통령 공약으로 채택된 덕에 행정안전부 반대는 좀 잠재울 수 있었다. 이제라도 많이 채워넣어야 한다.”

-인수위 명칭을 ‘새로운 강원도 준비위원회’라고 정했고, 김기선 전 의원을 인수위원장으로 선임했다.

“12년 만에 (보수가) 출범하니까 ‘정권 교체보다도 더 어려운 강원도정 교체였다’고 저는 생각한다. 12년 동안 보던 것과는 다른 맛, 다른 모습에 완전히 새로운 강원도를 만들겠다고 해서 이름을 정했다. 여기에 특별자치도까지 생겼으니 이건 법적으로도 다른 강원도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600여 년 만에 다른 강원도가 탄생하는 거다. 타 지역은 경기도, 충청북도 이렇게 부르는데 우리만 ‘강원특별자치도에서 왔습니다’ 이렇게 이야기 해야 한다. 특별하게 자치를 누리는 도가 된다는 것이다. 가슴 벅차다. 새로운, 특별한 자치도를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삼박자를 갖춘 김기선 전 의원을 인수위원장으로 모시게 됐다. 재선 국회의원을 하셨기 때문에 중앙 정치, 국회 돌아가는 상황에 대한 이해도 있으신 분이다. 도정무부지사와 강원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등을 맡아 도정에도 참여한 경험이 있으시다. 캠프에서도 저를 도와주셨기 때문에 공약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이런 이유로 모셨다.”

-최문순 도정이 추진해 온 남북교류사업의 방향성 달라지나.

“남북교류를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와 최문순 도정에서는 ‘평화’를 외쳐왔는데 평화가 된게 대체 뭐가 있나. 어제(6일) 아침에도 (북한이) 미사일 쏘지 않았나. 말로만 있는 평화는 필요 없다. 위장 평화, 구걸하는 평화는 나중에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국제사회와 보조도 맞추면서 당당하게 담대하게 통일을 준비하되, 구걸하지는 않을 거다. 위장평화는 사양한다. 다만 인도적 차원에서의 교류나 과학기술에 기반한 공동방제 사업 등은 충분히 해서 차분히 통일 준비 할 것이다. 북측에 코로나 백신 지원할 수 있다고 본다.”

-도청 정기인사 앞두고 있다. 인사원칙이 있나.

“7일 인수위원장 선임했고 인수위원도 아직은 구성 중이라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12년 동안 있으면서 좀 정체된 부서가 있을 것이다. 조직진단을 해보면 불필요한 부서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있다. 종합적으로 진단·평가해서 우수자원들이 제대로 좀 더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옷장 속에 깊이 박혀 있는 그런 것들 다 꺼내서 햇볕에 말리는 그런 작업은 좀 필요할 것 같다. 아무튼, 손을 좀 대야되지 않겠나.”

-공천 컷오프 천막 농성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거나 연락한 적 있나.

“컷오프된 게 아마 윤심은 아니었을 거다. 일각에서는 윤핵관하고도 안 친하다고 뭐 이런 이야기 나오는데, 이런 발언들은 우리나라 정치 수준을 좀 떨어뜨리는 거 아닌가 싶다. 개인 친소관계, 그런 건 초등학생 회장 선거에나 나올법한 이야기 아닌가.”

-대표공약 중 하나가 삼성반도체 공장 유치 공약인데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삼성측과 어떤식으로 접촉할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 후보 신분일 때는 일부러 접촉 안하고 있었고 당선 이후에는 취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다. 현실가능성은 선거 과정에서도 어려웠던 문제다. 춘천에는 한국은행 본점, 원주에는 삼성전자인데 다 좋은 기관·기업이다. 좀 아쉬운 게, 삼성전자 유치하면 춘천시민들은 그걸 왜 원주에다가 하려고 그러냐 이러고, 원주시민은 잘되지도 않을 거라면서 춘천은 서운해하고 원주는 기대를 안하더라. 그런데 한국은행 본점의 경우 직원만 2500명으로 규모가 크다. 도청하고 비슷한 수준이다. 둘 다 쉽지 않은 문제지만, 충분히 부딪혀 볼 만하다.”

-행정가로서의 첫 변신이다. 우려의 시각도 있다.

“관료 출신이 됐으면 또 반대로, 관료 출신이라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거다. 무슨 의견이든 잘 새겨듣겠다. 행정경험이라고 하면 그래도 검찰 지청장을 두 번 했다. 국회의원을 하면서 중앙부처 등 일 돌아가는 상황들 봐왔다. 부족한 부분들은 빨리 파악해 나갈 것이다.”

-도지사 공관 사용하나.

“공관 사용은 다 이유가 있지 않겠나. 호화공관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리모델링을 최소화해서 도정운영에 잘 활용하겠다.”

-어떤 도지사가 되고 싶나.

“정말 사랑받는 도지사가 되고 싶다. 강성·투사 이미지가 좀 있어서 사람들이 좀 어려워하는 면이 있는데, 요새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저, 원래 그런 사람이다.(웃음) 도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도지사, 한국은행 본점 춘천 유치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원주 유치, 강릉에 도청 제2청사 신설 등 일적으로도 잘 하면 90도로 절 안 해도 좋아해주시지 않겠나. 성과로 보여드리겠다.” 정리/정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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