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워싱턴 EPA=연합뉴스
▲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워싱턴 EPA=연합뉴스

미국이 가파르게 치솟는 물가로 지난 물가를 잡기 위해 28년 만에 최대폭인 0.7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이달에 이어 7월에도 같은 폭의 금리를 인상 가능성까지도 예고하면서 ‘물가 잡기’ 총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종전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연준이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았다”며 “계속되는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오늘 관점으로 볼 때 다음 회의에서 50bp(0.5%p, 1bp=0.01%포인트) 또는 75bp(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해 연준이 연속해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이번 인상폭이 이례적인 조치임을 강조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고공행진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3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제로 금리 시대에 종언을 고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22년 만의 최대폭인 0.5%포인트(빅 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기록적인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며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흔들리자 금리를 0.75%포인트 파격적으로 올리고 다음 달에도 같은 수준의 인상까지 예고하면서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연준의 단호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 오르며, 1981년 12월 이후 40년 5개월 만에 가장 가팔랐다.

또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월에 내놓은 2.8%보다 1.1%포인트 낮은 1.7%로 하향 조정했고,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4.3%에서 5.2%로 올렸다.

이에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미 5%를 넘은 상황에서, 한두 달 내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이 현실로 나타나면 투자 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 등이 물가 상승을 더 부추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말까지 나머지 네 차례(7·8·10·11월)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빅 스텝(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만약 0.25%포인트씩 연속 인상이 이뤄지면, 연말 우리나라 기준금리 수준은 2.75%가 된다.

하지만 빅 스텝 가능성에 대해 일단 한은은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앞서 9일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빅 스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지만, 현재 생각으로는 0.25%포인트씩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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