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살생각률 전국 최상, 사회안전망 개선 절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발표한 ‘2022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20년 도내 연령 표준화 자살률이 인구 10만명당 25.4명으로 전국 세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지난 2017년 470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후 2019년 509명까지 늘어나는 등 그 증폭 현상이 주목됩니다. 자살의 원인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자살률 전국 최상위 현상은 강원 사회가 어딘가 잘못된 길로 간다는 인상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14일 발표된 백서에 의하면 65세 이상 자살률의 경우 전국 두 번째로 높았고, 2020년 기준 도내 청소년 대상 ‘최근 12개월 동안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13.2%가 ‘그렇다’고 답함으로써 전국서 가장 높은 자살생각률을 보였습니다. 노인 자살률이 높은 것은 노령화 속도와 무관치 않고, 청소년 자살생각률이 높은 것은 경쟁 구도 속에 경제적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희망 결여의 현상과 연관될 것입니다.

동해시의 경우 2020년의 자살률이 50.1%를 기록하여 2019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연령표준화 자살률을 보인 지역으로 확인된 것은 지역 근로자들이 고용과 빈부 격차 등을 심각하게 겪는다는 분석을 하게 합니다. 소득 수준과 자살률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점에서 그러하므로 지역 주민의 살림살이는 물론 근로 현장의 경제 환경 등을 깊이 살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국 최상의 자살률을 갖는 강원도는 결국 자살 잠재군이 엄존하는 정황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 사회 구성원을 자살로 내모는 구조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마땅합니다. 자살률 전국 최상위를 면치 못하는 그 부정적이고도 고질적인 강원도적인 현상을 스스로 극복해내지 못하면, 자살에 대한 사회적 허용치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 속에 ‘청정 수려한 강원도’, ‘한국 관광 1번지 강원도’가 아니라 ‘우울한 강원도’라는 불명예를 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의 구조, 취약한 사회안전망, 자신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할 만큼 생명을 가볍게 여기게 된 전반적인 사회 풍토 등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없는 어떠한 대책도 대증요법에 불과합니다. 자살 예방 프로그램 및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도와 도내 지자체는 자살률 전국 최상위의 이 위기적 정황을 진지하게 대응하는지 되돌아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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