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원 신작전 오는 26일 마무리
대주제 ‘흙’ 아래 황토로 토기 묘사
미술관 소장작 특별전도 내달까지

▲ 이상원 작, ‘도자기’ 시리즈.
▲ 이상원 작, ‘도자기’ 시리즈.

황혼의 화백이 흙을 쓰고, 또 흙을 그린다.

춘천 출신 원로화가 이상원 화백의 2022년 신작전 ‘흙-器’이 이달 26일까지 춘천 이상원미술관에서 열린다. 지난 해에 이어 토기를 소재로 한 이 화백의 작품 30여 점(50호 20여점, 25호 10여점)을 볼 수 있다. 지난 2월 개막 이후 전시장을 미처 찾지 못한 관객들이 이 화백의 신작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올해 88세가 된 이 화백은 생명의 근원이 되는 ‘흙’에 천착하고 있다. 애정을 느끼면서도 경외하는 대상이다. 소재로 삼는 것을 넘어 재료로도 활용하면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있다.

이 화백은 ‘흙’이라는 대주제 아래 흙으로 빚은 질박한 느낌의 토기를 작품 소재로 삼고, 황토를 재료로 썼다. 한지 위에 먹과 유화물감, 황토를 활용해 작품들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황금빛과 붉은빛을 주요 색채로 사용, 온화하면서도 밝고 담백한 분위기의 작품을 만들어 냈다.

▲ 이상원 작, ‘도자기’ 시리즈.
▲ 이상원 작, ‘도자기’ 시리즈.

화가들이 도자기를 작품 소재로 삼을 때 백자 위주로 선택, 조형적 특성에 집중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화백은 80대 중반에 접어들었던 2019년 ‘귀토(歸土)’를 통해 황토를 활용한 실험적 작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2020년 ‘흙, 그 어눌하고 다정한’, 지난 해 ‘흙-器’으로 흙을 소재·재료로 한 신작전을 4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상원미술관은 “황토는 작품에 담백하고 부드러운 색감과 질감을 표현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생명에 대한 감사와 그 토대가 되는 흙에 대한 사랑을 총체적으로 결합해 완성한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미술관이 소장작 20점을 볼 수 있는 특별전도 내달 17일까지 진행된다. 이상원미술관의 전신 갤러리상에서 기획전을 열었던 작가 12명이 1990년대에서 2000년대에 걸쳐 완성한 추상, 한국화, 유화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 한국 회화의 다양한 예술세계를 느낄 수 있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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