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구엽초
▲삼지구엽초

욕망의 끝은? 많은 사람이 물욕 권력욕 성욕을 주체하지 못해 평생 쌓은 명예를 잃어버립니다.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기도 하지요. 그래도 욕망의 열차는 멈추지 않습니다. 배고픔을 참을 수 없으니 물욕이 생기고, 칼자루를 쥐고 싶으니 어떻게든 권력을 잡으려 합니다. 성욕은 어떨까요. 많은 군상이 이 문제로 파멸의 길을 걷습니다. 법과 제도가 촘촘하고 윤리 도덕적 잣대가 엄격해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한때 ‘나도 당했다’는 미투 열풍이 불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삐뚤어지고 절제되지 않은 성 추문과 비위는 끊이지 않습니다.

따지고 보면 현재의 한국 정치지형은 ‘성’ 문제와 깊이 관련돼 있습니다. ‘20년 정권 창출’을 공언할 정도로 기세등등했던 모 정당은 끊이지 않는 성 비위와 안이한 대처로 당의 존립과 미래마저 걱정할 처지입니다.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지…. 다른 정당은 ‘안전’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성’ 문제로 당 대표가 윤리위에 회부되면서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됩니다. 이쯤 되면 성에 대한 근원적 성찰이 필요치 않을까요. 우리 사회는 지금 이성에 대한 ‘절대적 예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력 증강은 만인의 관심사이자 끊임없는 연구 대상입니다. 그 결과물이 ‘비아그라’와 유사 제품으로 나타났지요. 과거엔 어땠을까요? 옛 의서를 살펴보면 특정 식물에 대해 ‘양기를 보하고 정력을 증진하는’이라고 설명합니다. 해당 약초에 대한 최대의 찬사로 읽힙니다. 어떤 약초일까요? ‘이 풀을 뜯어 먹은 숫양 1마리가 100마리의 암양을 거느린다’는 전설을 간직한 ‘삼지구엽초(三枝九葉草)’입니다. 몸통에서 세 개의 가지가 뻗고 그 끝에 각기 세개의 잎을 틔워 ‘3지 9엽’으로 불리는 삼지구엽초는 그 명성에 걸맞게 최고의 ‘자연 비아그라’로 꼽힙니다. 술을 담그거나 차로 마시는데 그 효과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왕성한 번식과 유전자 계승은 자연계 순환 법칙입니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이 원칙에 충실해야 다음 세대를 기약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욕구를 쾌락과 환락의 수단으로 삼고, 정력을 ‘남성성의 상징’으로 맹신하는 데 있습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던가요. 정력제가 남용되고 관련 의약품과 동식물이 싹쓸이되는 한 성 비위는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100세 시대, 고령층의 성 문제도 마찬가지겠지요. 삼지구엽초를 몸이 아닌 눈으로 즐기는 여유를 가져보시길….
 

▲ 강병로 전략국장
▲ 강병로 전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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