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섭 도예전 ‘숨·쉼’ 26일까지
강원디자인진흥원서 47점 전시
나무·스툴 등 도자와 가구 결합

▲ 정두섭 작, ‘숨·쉼’ 시리즈.
▲ 정두섭 작, ‘숨·쉼’ 시리즈.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주는 나무가 도예로 빚어졌다.

정두섭 도예전 ‘숨·쉼’이 는 26일까지 강원디자인진흥원 4·5전시실에서 열린다. 정두섭 도예가(양구백자박물관장)는 이번 도예전의 주인공으로 나무를 택했다. 무거워진 삶에 휘청이는 이들에게 치유의 휴식을 선물하기 위해서다. 나무가 주는 느낌을 통해 한 숨 쉬어갈 수 있는 쉼표를 선물하겠다는 생각으로 나무와 나무도자 스툴(등받이 없는 의자) 등 47점을 선보인다.

공예의 궁극적 목적은 ‘쓰이는 것’인만큼 일상에서 사람에서 활용되어야 예술적 가치도 완성된다는 철학도 담았다. 도자와 가구가 연결해 흙이 표현해 낼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과 기능성을 함께 선보인다.

전시실 한 켠은 관람객들이 스툴에 직접 앉아 작품들을 편안히 감상할 수 있도록 꾸몄다.

▲ 정두섭 작, ‘숨·쉼’ 시리즈.
▲ 정두섭 작, ‘숨·쉼’ 시리즈.

작가 본인에게도 도자 작업 자체는 휴식처다. 이번 전시 준비 과정에서 작가는 자신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쓰는 흙에 궁금증을 갖고 다양한 흙들의 성질을 모두 탐구했다. 그중 가장 저렴한 흙을 주재료로 택했다. 정제되지 않은 흙이었지만 오히려 그 속의 물질들이 다양하게 발현되는 효과를 얻었다. 나무를 소재로 정한만큼 오히려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그래서 언뜻 보면 흙으로 빚은 도자작품인지 알 수 없을만큼 나무의 결과 질감이 살아있다.

흰 자작나무의 경우 흙 속 재료들이 흰 유약을 뚫고 나오면서 실제 자작나무와 더 비슷해졌다. 디자인은 작가가 했지만, 나무의 결과 무늬는 흙에 따라 달라지는 유약의 발색과 가마 온도에 따라 정해진 셈이다. 정 도예가의 시그니처인 ‘개구리’는 이번에도 다양한 자세로 나무와 스툴 작품들에 안착, 관람의 즐거움을 더한다.

▲ 정두섭 작, ‘숨·쉼’ 시리즈.
▲ 정두섭 작, ‘숨·쉼’ 시리즈.

정 도예가는 ”재료의 우수함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저렴한 흙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됐다”며 “나무 도자를 보며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숨을 얻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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