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 재 수 춘천시장
생활 속 문화·협동경제 도입 등
완전히 다른 접근 시도했던 4년
지구 위기 극복·공동체 복원 중요
앞으로 삶의 방식 전환 이어갈 것

이재수 춘천시장이 이달 말 퇴임한다. 시민주도의 시정을 통해 생활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도시 곳곳에 나무를 심어 지속가능한 도시를 추진해왔다. 시내버스 노선개편, 1억그루 나무심기 등은 초반부터 논란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재수 시장은 “문명 대전환의 시기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재수 시장을 최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진행=오세현 사회부장 직무대행

▲ 이재수 춘천시장이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재수 춘천시장이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그동안 해왔던 것을 정리하고 있다. 계속 강조를 해왔는데 마무리 되지 않은 것들이 꽤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마무리 되지 않았나.

“장애인 체육관 건립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려고 체육관을 만든건데 관점이 명확하지 않으면 기존의 체육관과 똑같아져 버린다. 여전히 우리사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게 어색하다. 4년 간 가장 신경쓴 일이 ‘차별과 배제 없는 도시’를 만드는 것인데 이런 부분을 마무리 짓지 못한 게 아쉽다.”

-지난 4년이 어떤 시간이었나.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을 해왔던 시간이다. 완전히 다른 시각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불편하기도 하고 낯설고 어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장중심, 개발중심 사회가 갖고 있는 위험성을 굉장히 강조했다. 영원한 성장이 어디있겠는가. 이제는 멈추는 시기다. 성장이 멈추는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비전과 패러다임을 갖고 도시 운영의 원리를 바꿔야 했다. 생활 속에서 문화를 즐기고 협동경제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다 그 일환이다.”

-4년이 지났는데 어느정도 안착됐을까.

“모살이가 진행 중인 단계다. 누구가 흔든다고 해서 흔들리지 않는, 그런 정도가 돼야 하는데 이제 진행 중인 시기다.”

-4년 간 논란도 많고 갈등도 적지 않았다.

“저항은 예상했다. 1억그루 나무를 심겠다는 것도 나무를 1억그루 심겠다는 게 아니라 나무심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선언적인 모토였다. 하지만 ‘지천이 나무인데 또 나무를 심느냐’고 반발했다. 시내버스도 자동차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런 거부감들로 나의 안티 정서들이 형성되기도 했다.”

-뿌듯한 순간도 있었을 것 같은데.

“사람들이 일상에서 문화를 즐기고 있을 때, 아이들이 건강한 식단으로 밥을 먹을 수 있을 때 보람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생명이 깃든 음식을 먹이고 싶었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접할 수 있어야 한다. 안정적인 생산체계와 소비 시스템을 구축하려 했는데 이 부분은 어느정도 성과를 인정받은 것 같다.”

-어떤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시장이 목표였으면 난 성공한 사람이다. 계속 시장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면 실패한거고. 나는 그동안 우리가 갖고 있는 삶의 방식에 대한 근원적인 전환을 추진해왔다. 그 과정에서 시장이 됐다. 앞으로 이 일을 계속 해 나갈 거다. 내가 갖고 있는 생각들이 민간 단위에서 구현되길 바라고 이 일을 위해 애쓸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들께 한마디 한다면.

“새로운 변화에 대해서 함께 꿈을 꿔 왔었고 그 일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시민들이 꿈꿔온 것을, 또 꿈꿔가는 것을 시민들과 함께 해내는 게 나의 일이다. 지구의 이런 위기적 상황을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이웃이 깨지고 분절된 공동체 문화를 어떻게 복원해 낼 것인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에 있는 분들과 이런 일들을 끊임없이 같이 논의했으면 좋겠다.” 정리/이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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