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 싶으면 형님의 얼굴을 보고 먼저 떠나신 형님이 그리우면 흐르는 냇물에 내 얼굴을 비춰보라는 글이 있다. 한 가지에서 난 형제자매들도 각기 가는 날은 다르지만 얼굴은 비슷비슷하다. 아버지 집안 이야기는 고모에게 물어보고 어머니 집안 이야기는 이모에게 들으라는 말이 있다. 그러면 어렴풋 하게 내 뿌리를 그려볼 수 있다.

삼국시대 한반도에 살던 조상들의 얼굴이 현대 한국인과 상당히 닮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가야인의 유골에서 DNA를 추출해 삼국시대 한반도인의 게놈을 최초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한다.

연구에 의하면 고대 한국인은 큰 틀에서 최소 2개의 유전자 정보제공 그룹이 있었으며 삼국시대부터 지금까지 유전적으로 높은 연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게놈 정보를 활용한 몽타주 예측 결과 삼국시대 한반도인은 외모상 현대 한국인과 유사한 것으로 나왔는데 이는 한반도에서 수천 년간 형질적으로도 큰 변화가 없었음을 뜻한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또 8명의 고품질 게놈 데이터를 다양한 생정보학 프로그램을 통해 분석했는데 8명 중 6명은 현대 한국인, 고훈(古墳)시대 일본인, 신석기시대 한국인과 유전적으로 가까웠다. 나머지 2명의 게놈은 큰 틀에서는 한국계이지만 현대 일본인과 선사시대 조몬(繩文)계 일본인과 더 가까운 것으로 분석됐다고 한다.

우리와 같이 몸 냄새가 적은 유전자를 삼국시대인들도 가지고 있었고 대부분 굵은 직모와 갈색 눈, 검은 머리카락을 하고 있었을 것으로 예측됐다고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n Biology)에 보고했다.

가끔 한강을 건너 강남대로변을 걷다 보면 한 집 건너 성형외과 병원들을 만날 수 있다. 삼국시대 사람들과 오늘날 우리의 얼굴이 많이 닮았다는 연구 결과를 접하며 남녀 가리지 않고 성형이 유행하는 현실은 아마도 예외로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궁창성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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