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표 원로화가 작, ‘화전터의 폐가’
▲ 이동표 원로화가 작, ‘화전터의 폐가’

격전의 산골에도 세월이 쌓여가니

포탄 터진 구덩이엔 오랑캐꽃 피어나고

파편 박힌 수목에도 새가지는 무성하네

구절양장 돌아드는 양지바른 산모롱이

화전민 폐가터엔 복사꽃이 한창인데

수줍던 가시나는 가고아니 오누메나



생사의 아비규환 아련히 흘러가니

종다리는 높이떠서 곡예비상 재롱떨고

소쩍새도 소쩍소쩍 한해 풍년 전갈하네

보리고개 허기 품고 따비밭을 일군터엔

산딸기 붉게 익고 뽕 향기는 짙푸른데

인적은 간곳없고 잡초만이 졸고있네

전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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