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요즘 가장 핫한 인물은 이준석과 박지현이다. 이들 두 사람은 10여 년의 시차는 있지만, 20대에 정치권에 전격 입문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85년 생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 영입된 이른바 ‘박근혜 키즈’다. 국비 유학생으로 미국 하버드에서 경제학과 컴퓨터과학 학사학위를 받은 그는 20대 중반의 나이에 비대위원에 발탁되어 정치권은 물론 전국적인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이 대표는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대항마로 대적하는 결기를 보인다. 결과는 낙선, 그러나 낙선에도 불구하고 새롭고 젊은 보수라는 자신의 정치적 상품성을 인정받게 된다. 특히 활발한 방송활동은 그의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젊은 정치인의 짧은 정치활동 기간임에도 대선을 앞둔 2021년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본 경선에서 나경원, 주호영 등을 누르고 당선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30대에 당 대표에 오른 그는 대선과 지선을 잇달아 승리로 이끌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현진 최고위원의 인사를 거부하며 손을 내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현진 최고위원의 인사를 거부하며 손을 내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물론 그 사이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윤핵관 논란’ ‘안철수와의 갈등’을 비롯해 기존 정치권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거침없는 그의 행보는 논란을 일으키기 일쑤였다. 최근에는 최고위원회 배현진 의원과의 갈등이 노골적으로 일반에게 공개되기도 했고, ‘성 상납’ 은폐기도 등으로 윤리위에 제소되면서 핫 이슈의 주인공이 됐다. 이는 그의 거침없는 행보에 대한 기존 정치권의 반감과 함께, 그의 정치적 미래까지 결정짓는 사안으로 증폭되고 있다.

그리고 또 한사람의 이슈 메이커가 있다. 바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다. 2019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저지른 성착취 영상인 n번방이 텔레그램에 존재하는 것을 추적했던 인물이다. 추적단에는 익명의 ‘불’과 ‘단’이었는데, 이 중 ‘불’이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다. 원주출신으로 한림대학교를 나온 그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같은 원주출신 권인숙 의원의 소개로 이재명 후보의 대한민국대전환 선대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송영길 대표 등 지도부가 사퇴하자, 박지현은 윤호중 원대대표와 함께 비대위 공동위원장으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1996년생으로 20대 중반의 나이에 제1야당이자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된 그는 ‘이대남’의 상징인 이준석 대항마로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특히 지난 지선 과정에서 돌발적인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지선이 끝나자 당내 일각에서는 그의 돌출행동과 언행이 지선 패배의 원인이 됐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총사퇴 의사를 밝히는 입장문을 발표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총사퇴 의사를 밝히는 입장문을 발표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선 패배 후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 그는 대중의 관심에서 잠시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민주당이 혁신의 길을 선택하길 바랍니다’라는 글을 SNS에 올리면서 다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최강욱 의원에게 무거운 처벌을 내리고 민주당이 국민이 원하는 혁신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하기 바란다”고 압박한 것이다. 지방선거 패배로 비대위원장을 사퇴한 지 18일만의 첫 반응이었다.

이후 최강욱 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원의 ‘당원 자격정지 6개월’ 징계 결정에 대해서 “무거운 처벌이라고 보기 어렵다”은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한 반응은 예상대로(?) 뜨거웠다. ‘여자 준스톤’ ‘편의점 알바가 딱이다’ ‘정의당에 어울리는 인사’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 등 온갖 비난이 쏟아졌다. 일단 최강욱 의원 성희롱성 발언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이들 반응의 기본적인 맥락이었다. 반면 ‘댓글에 대한 댓글’ 중 일부는 민주당이 정신차려야 한다는 공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 소속 활동가들이 지난 2월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우리는 이대남이 아니란 말입니까’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 소속 활동가들이 지난 2월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우리는 이대남이 아니란 말입니까’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석·박지현 두 사람의 공통점은 20대의 나이에 정치에 입문했다는 점일 것이다. 386세대가 등장한 것과 같이 기성 정치권의 필요에 의해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정치행보는 새로운 세대, 특히 그동안 정치적 무관심층이었던 20대의 등장을 불러왔다. ‘이대남’ ‘개딸들’이다. 이는 기성 정치권의 우려와 견제도 함께 표출됐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반면 두 사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적어도 필자가 보기에는 없다. 한 사람은 ‘하버드’출신의 청년이었다면, 또 한사람은 ‘한림대’ 출신의 청년일 뿐이다. 이들이 새로운 사회를 이끌 세대이자 정치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차이는 크지 않다.

정치는 늘 변화한다. 국민의 정치의식 또한 변화한다. 이를 통해 국민의 집단지성은 진일보할 것이다. 때로는 논란을 일으키지만, 시대를 향한 ‘이준석·박지현’이라는 새로운 세대의 거침없는 도전은 정치문화를 바꾸고, 나아가 미래를 열어갈 것으로 믿는다.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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