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 강릉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이유진 강릉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응급실은 365일 24시간 항상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는 언제나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증도에 따라 응급실을 방문하는 게 좋다. 자신의 증상이 어떤 중증도인지,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119에 먼저 문의해보는 게 좋다. 자신의 증상을 설명하고 이용 가능한 병원과 약국을 안내받은 후 응급실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경증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한다면 더 많은 진료비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심뇌혈관질환, 중증 외상과 같이 골든타임이 중요한 증상은 처음부터 큰 병원으로 찾아 가야 한다. 이런 경우 응급시술과 수술이 필요한 의료진과 장비, 혈액 등이 구비되어 있는 119 구급차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구급대원에게 평소 지병이나 증상에 대해 전해주면 병원 선정과 처치에 도움이 된다. 골든타임이 중요한 심뇌혈관질환의 증상으로는 갑자기 발생한 구음장애, 편마비, 의식장애, 급성 흉통이 식은 땀과 동반되었을 때, 급성 호흡곤란 등이 있다.

중증 외상으로는 외상 후 의식 저하, 절단, 다발성 골절, 외상으로 인한 호흡곤란, 심한 복통 등이 있는데 판단은 119에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그렇다고 무조건 큰 병원 응급실으로 가야하는 것은 아니다. 응급실 접수는 선착순이지만 치료는 중증도(응급) 순이기 때문이다. 물론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중증도가 높은 환자분들의 경우 빠르고 신속하게 처치와 검사가 이루어진다.

반면에 의사 진료 후 중증도가 낮다라고 판단되면 치료 순위가 밀려 기약 없이 기다릴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단순 열상, 기저질환 없는 젊은 환자의 단순 복통이나 단순 발열 환자의 경우 검사부터 투약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더불어 응급실에서 모든 검사와 처치가 가능한 것도 아니다. 응급실은 응급상황에 맞는 시술과 처치에 최적화 되어 있다. 간혹 치매 검사, 폐기능 검사, 피부과 검사나 검진과 같은 신체 전반에 걸친 검사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응급하지 않는 검사들은 외래 진료나 검진센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응급실에서는 제대로 된 도움을 줄 수가 없다.

응급실에 방문하면 발열체크와 활력징후(맥박, 호흡, 혈압 등) 확인, 환자분류소 초진을 받게 된다. 이때 가장 불편한 부분과 가지고 있는 지병, 수술력, 가족력 등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하며 이를 토대로 중증도 분류가 이루어지고 그 분류에 따라 응급실 내 각 구역으로 배정 된다. 권역응급센터는 대개 중증도에 따라 중증구역, 응급구역, 경증구역, 발열구역으로 나누어 지며, 발열구역의 경우 초진의 과정에서 열이 있거나 호흡기 증상 등 코로나 유증상이 있는 경우 격리 배정한다. 각 구역에 배정된 이후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시행하게 되는데 이 역시 중증도에 따라 우선 순위가 결정된다. 응급환자는 응급실 의료진의 진료만으로도 마무리 될 수 있으나, 필요한 경우 해당 진료과와의 협진을 통해 진료 방향을 결정한다. 이 경우 시간이 좀 더 소요될 수 있다. 검사와 치료 후 결과에 따라 입원이나 귀가, 외래 예약 등으로 나뉘어 응급실 진료가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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