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의회 정원보다 3명 증가
대의의 권한 바탕 견제·감시 충실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 가능
다수당-소수당·의회-집행부
이분법 매몰보다 협의·협치 중시

권혁열 제11대 강원도의회 의장
권혁열 제11대 강원도의회 의장

‘모두가 한 방향으로 뛰면 일등은 한 명뿐이지만 여러 방향으로 뛰면 일등은 다른 방향으로 뛴 만큼 생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다양성과 개인의 개성과 재능을 존중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지방의회 인사권이 독립되고 강원도가 특별자치도 시대를 열게 된 것은 개개인의 재능과 능력을 존중하고 다이내믹한 강원도를 만들어감으로써 모두가 일등이 되는 특별자치도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4년 전 출범한 제10대 강원도의회가 지난 6월 17일 본회의를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제10대 의회에서 가장 괄목할만했던 점은 의원발의 조례가 역대 최대였다는 사실입니다. 제정 214건, 개정 120건, 폐지 3건 등 총 353건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활발한 활동 속에서도 조례안의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해 입법평가를 자체적으로 도입해 의원들의 실적올리기 식 의정활동이 아닌 실효성 있는 입법 활동이 될 수 있도록 예방했다는데 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어떤 의정활동도 공과가 없을 수 없습니다. 제10대 도의회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루지 못한 의정활동과 남겨진 의정활동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제11대 도의회는 이런 점들을 되살피면서 시작할 것입니다. 의회 본연의 목적인 견제와 감시를 기본으로 공과를 가려 어떤 것이 진정 민의를 위한 일인지 챙기는 것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시작은 변화와 혁신의 시공간에서, 걸림돌은 디딤돌로 거듭나고 구태는 과감히 잘라내어 참신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새 시대를 바라는 많은 도민들의 염원으로 7월 1일 출범한 제11대 의회는 앞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에 따라 의회의 권한과 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입니다. 지방자치법 개정은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이룩한 기초민주주의의 상징입니다. 2020년 개정되어 부침의 세월을 겪은 후 마침내 2022년 1월13일부터 시행, 이제 제11대 도의회의 출범으로 그 기능이 올바르게 작동하게 되었습니다. 새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 역량과 책임 강화, 주민참여 확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동안 강원도지사가 가졌던 강원도의회 직원 인사권은 강원도의회 의장에게 이양됐고 강원도의회는 자치입법·예산심의·행정사무 감사 등을 지원할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도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제11대 강원도의회의 출범에서 가장 의미있고 큰 변화라 할 수 있는 것은 내년 6월부터 ‘강원특별자치도’로 탈바꿈한다는 것입니다. 올해 5월, 14년에 걸친 해묵은 현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강원도는 조선 태조 4년에 제정된 명칭을 628년 만에 버리고 강원특별자치도라는 참신과 비전을 담아 태어났습니다.

달라진 명칭만큼 강원도의회의 역할과 권한, 그리고 의무도 더 커졌습니다. 제10대 의회 정원보다 3명의 의원수가 더 늘어나 모두 49명이 되었고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였던 의회는 이제 6명을 제외한 43명이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으로 의회 구조도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여당 독주체제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합니다. 그러나 도민들에게 부여받은 대의의 권한을 잊지 않고 의회의 기본 의무인 견제와 감시에 충실한 의회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또 강원특별자치도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뒷받침 되지 못한 법안들이 다수 있습니다. 이번 법안은 ‘강원특별자치도’라는 지위만 부여하는 것이어서 실질적인 행·재정상 특례와 국가 사무의 대폭 이양 등을 확보하기 위한 내용들은 제외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도민 여러분들과 의정활동의 중심에 있는 모든 의원들의 역량을 모아서 고치고 수정하며 보완하여 강원도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것을 제11대 도의회가 새로운 강원특별자치도의 미래를 열어가라는 천명의 과업이라 여깁니다.

이러한 미래 비전의 강원특별자치도를 열기 위해서는 경쟁보다는 상생으로, 투쟁보다는 협의를, 갈등보다는 협치를 해 나가야 합니다. 제11대 강원도의회는 다수당과 소수당, 의회와 집행부 같이 이분법에 매몰되어 불편한 동거를 하는 의정활동을 하지 않겠습니다. 제11대 도의회는 도민들이 바라는 열망과 민의의 뜻을 모아 지방분권 2.0시대, 강원특별자치도의 시대를 변화와 혁신의 중심지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11대 도의회는 경청과 배려의 가치를 발휘하여 성숙한 정치로 조화롭고 상생의 정치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 현장으로 나아가 직접 발로 뛰고 함께 공감하며 얻어낸 결실을 도민 모두와 공유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행복이 살아 숨쉬는 강원특별자치도를 창출하여 진정한 공존이 이뤄지는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도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 그리고 사랑을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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