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호 도교육감 취임 기념 강원 학생 간담회]
봉사, 협동력·리더십 함양 중요
다양한 청소년 단체 활성화 계획
‘정의로운 경쟁력’ 발전 기회 제공
경시대회·예체능 콩쿠르 실시
투표연령 하향 시 학교 정치화 우려
학생인권 헌법 명시 조례 필요없어
고교학점제로 대안학교 혜택 추진
교복비 지원 늘려 즐겨입는 옷으로
초등학교 4학년부터 기초 평가
수준별 수업으로 기초학력 제고

▲ 강원도민일보는 지난 2일 춘천YMCA 후원으로 춘천시청소년수련관꿈마루에서 ‘신경호 강원도교육감 취임 기념 강원 학생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왼쪽부터 이종채·권혜민·강승현 학생, 신경호 교육감, 박예은·박가인 학
▲ 강원도민일보는 지난 2일 춘천YMCA 후원으로 춘천시청소년수련관꿈마루에서 ‘신경호 강원도교육감 취임 기념 강원 학생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왼쪽부터 이종채·권혜민·강승현 학생, 신경호 교육감, 박예은·박가인 학

강원교육 수장이 바뀌었지만 정작 학생들과 만날 기회는 부족하다. 새로운 교육감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학생들이 겪고 있는 불편을 어느정도까지 해소할 수 있을지 궁금한 것 투성이인데 직접 소통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마련했다. 강원도민일보는 지난 2일 춘천YMCA 후원으로 춘천시청소년수련관꿈마루에서 ‘신경호 강원도교육감 취임 기념 강원 학생 간담회’를 열었다. 학생인권조례와 교육감 선거 연령 하향, 공교육 강화 방안 등 평소 궁금한 질문에 대한 허심탄회한 얘기가 오갔다. ‘교육감 선생님’과 강원도 학생들과의 대화를 간추려 싣는다.

진행=오세현 사회부장 직무대행


■ 교외 봉사활동 인정 제외 아쉬움

△박예은=“청소년수련관에서 배운 내용을 후배에게 재능기부 형식으로 많이 전달하고 있다. 봉사활동 시간이 많이 쌓였는데, 교외 봉사활동으로 인정이 안된다. 예외적으로 청소년 시설, 공공기관에서의 봉사활동 시간이 인정되는 방법이 있어야한다.”

△신경호=“학생들이 어려운 시간을 내 봉사를 하는 만큼, 보상도 필요하다. 고교의 경우 현재 2학년부터는 학교봉사만 대입에 반영하는 것으로 안다. 전국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항이다. 형평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규약이다. 대입에 반영되지 않더라도, 사회공동체를 위한 봉사가 곳곳에서 이뤄진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청소년 단체 활동을 활성화하려고 한다. 다양한 청소년 단체를 활성화 해 지도교사의 지도하에 주말에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호연지기를 키우고, 심신단련도 하고, 리더십도 기르고, 협동심도 키워 청소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역량을 길러줄 생각이다. 이웃과, 공동체와 함께하는 봉사활동에 동참하는 학생들이 많아진다면 언젠가는 국가에서 인정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 생활기록부 기재 제한 해제

△박가인=“고등학생의 실질적인 목표는 대입이나 취직이다. 그곳에서 이 학생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생활기록부라고 생각한다. 현재 생활기록부에 수상 내역은 1학기당 1개로 규정돼 있다. 상위권 학생에게 수상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고자 교육부에서 막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점이 학생들의 교내·외의 적극적인 활동을 막을 수 있다.”

△신경호=“학생간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 유발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교육부에서 정한 방침이기에 도교육청은 따라야 하는 입장이다. 다만 노력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겠다. 사회를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이 정의로운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학생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방법은 바로 다양한 경쟁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학생들의 경쟁력을 키워주기 위해 수학·영어·과학·독서 등 다양한 학력경시대회와 예체능을 위해 다양한 콩쿠르를 실시해 학생들이 자신의 기량을 겨뤄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겠다. 그런 시합이 없으면 나를 알 수 없다. 얼마 전에 임윤찬군이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1등을 했고, 손흥민 선수도 축구에 대한 재능을 키워 성공했다. 우리는 누구나 재능이 있다. 그런 재능을 키워주는 것은 시합이다.”



■ 교육감 투표 연령 하향

△권혜민=“교육감 투표 연령을 낮추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듣고 싶다.”

△신경호=“만 18세부터 투표권이 있고 만 16세부터 정당가입이 가능하다. 만 16세부터는 스스로 정치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국가가 인정했다. 문제는 학교가 정치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학생이 투표하려면 후보자를 연구해야 하며, 후보자와 학생이 접할 기회가 늘어나야 하는데, 학교가 선거 유세장이 될 수 있다. 교육의 장이 4·5년에 한 번씩 흔들린다면 학업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노파심이 든다. 정치라는게 허위사실, 마타도어 등 날조된 사실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정책과 공약을 유권자에게 알려야 하는데, 오직 상대방에 대한 험담 뿐이다. 나 역시도 선거를 치르며 참 힘들었다. 이런 모습들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비춰지면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염려된다. 성숙된 민주주의가 된다면 가능하겠지만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한다.”



■ 꿈더하기 공동교육과정 이용 대상 확대

△강승현=“현재 도교육청에서는 꿈더하기 공동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 온라인으로 들으려고 해도 일반 인문계 고교만 가능한 상황이다. 내가 다니고 있는 전인학교도 인문계 교육과정을 채택하고 있으나 온·오프라인 모두 수강이 불가능하다.”

△신경호=“대한민국 학생이라면 누구도 소외받아선 안된다. 전인학교나 홍천의 해밀학교 등도 모두 다 우리 아이들이다. 소외되지 않도록 제도를 확대하겠다. 도교육청에서는 대안학교도 혜택을 받도록 계속 추진 중이다. 내년이 되면 큰 안이 나올 것이다. 공약사항인 고교학점제 공동교육과정에도 잘 반영되도록 해보겠다. 강원도의 특성을 살려 전국을 넘어 전세계에서 강원도로 수업을 들으러 오도록 하겠다.”



■ 학생 복장 규제 완화

△이종채=“교육현장에서 학생 복장 등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학생들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으나 학교마다 규제 정도가 달라 학생들의 불만이 있다. 이 점에 대한 해결 의사가 있으신지 궁금하다.”

△신경호=“단정한 용모에서 단정한 행동이 나온다. 머리를 염색하고, 기르고, 복장을 자유롭게 하는 것도 좋지만, 그러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책임이 있어야 한다. 질서를 지키고, 남이 보기에 단정치 못한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자유와 방임은 다르다. 자유가 생긴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 학생들이 학생의 신분에 알맞은 행동을 한다면, 어느 정도 개성을 드러내도 괜찮다. 학생들이 교복을 잘 안입는다고 들었다. 기왕 교복비를 지원하는거, 비용 지원을 늘려서 더 멋있고, 편하고, 즐겨 입을 수 있는 옷을 입도록 지원하겠다. 학생들이 옷장에서 꺼낼 수 있는 교복을 지원하겠다.”



■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종채 =“민병희 전교육감께서 강원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하다가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신경호=“전국적인 이슈다. 헌법에 학생 인권에 대해 명시돼 있다. 상위법에 있기 때문에 나는 굳이 학생인권조례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4년 전 선거에서도 분명히 반대의견을 냈다. 학생인권을 지키기 위해 인권조례가 필요하다면 반대하지는 않겠지만, 내용을 수정해 정말로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는 내용만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령 학교내 시위를 인정하면 학교가 혼란스러워진다. 요즘은 오히려 학생인권보다 교권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사들의 교권이 바닥에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학생 인권과 교권이 같이 성장하도록 하겠다.”



■ 공교육 신뢰도 회복

△권혜민=“공교육에 대한 신뢰 구축을 약속하셨다. 구체적인 복안을 듣고 싶다.”

△신경호=“공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기초를 확실하게 해주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이 1년 동안 학교에서 공부를 했는데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지 못한다. 초4부터 아이들을 평가하겠다. 분기별로 자신의 성장과정, 성장현황을 분석해서 부족한 부분은 선생님과의 학습 코칭을 통해 보완하게 하겠다. 기초기본학력만 확실하면 언제 어디서나 적응할 수 있다. 또한 문해력이 떨어지면 안된다. 문제의 뜻을 몰라 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초등학교부터 문해력 교육을 강화하고, 학교 안에서 수준별 교육을 하겠다. 수준별 수업을 학급별, 학교별로 능력에 맞게 진행하겠다. 학교에서 별도의 교과보충수업도 하겠다. 공교육만으로도 충분히 자기 실력을 쌓을 수 있도록,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겠다. 점진적으로 ‘학급 당 학생 수’도 줄여 나가고, 방학 중에는 집중 보충수업도 하겠다. 또한 도내 대학생들을 멘토로 활용하겠다.”



■ 마무리

△신경호=“교육에는 좌·우가 없고, 진보·보수가 없다. 오직 아이들만 있다. 오늘 들은 내용을 강원교육 정책에 잘 녹여내서 여러분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여러분이 하고자 하는 일 모두가 여러분 손안에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정리/정민엽 jmy4096@kado.net



△신경호 강원도교육감

△강승현(춘천 전인고) △권혜민(춘천 성수여고) △박가인(홍천여고) △박예은(홍천여고) △이종채(춘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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