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 202억원 가치 식물원
설립자 김창열씨 산림청에 기증
“관리 더 잘되길 바라며 기부”

4일 정식 개원한 국립한국자생식물원은 설립자인 김창열(74·사진) 전 원장의 통큰 기부와 우리 자생식물의 보존과 관리에 대한 열망이 합쳐져 이뤄졌다.

개원식에서 만난 김 원장은 기부 동기에 대해 “오랫동안 자생식물을 보존하고 연구하며 식물원을 가꿔왔고 이제 국가에 맡겨 지속적으로 더욱 잘 관리되도록 하려는 마음 하나로 기부했다”고 말했다.

평창군 대관령면 병내리 오대산 인근에 위치한 한국자생식물원은 3만여평의 부지에 유리온실과 비가림시설 등 각종 시설물과 멸종위기 희귀 자생식물 1432종(초본 1249, 목본 183) 209만본을 보유하고 있다.

총 202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감정평가된 이 식물원을 김 원장은 지난해 7월 아무런 대가없이 산림청에 무상으로 기증했었다.

충북 보은군이 고향인 김 원장은 “지난 1984년 처음 평창 오대산자락에 와 식물원 개원을 준비, 1999년 개원해 국내 첫 자생식물원으로 자부심과 인기도 끌었다”며 “그러나 지난 2011년 10월 화재로 8년간 문을 닫고 폐원을 고려할 만큼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고 회고 했다.

이후 식물을 재단장해 운영해 온 김 원장은 “이제 나이가 들어 국가에 운영을 맡기고 자신은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문 국가기관에서 운영하며 오랫동안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순수 자생식물원으로 100년이 넘도록 오롯이 남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식물원 인근에 남겨놓은 작은 땅을 이용, 나무농사를 할 예정으로 일본산이 대부분인 왕벗나무를 우리 고유의 왕벗나무로 교체하는 일에 열중하며 살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현태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