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필수 전 원주MBC 보도부장
▲ 한필수 전 원주MBC 보도부장

소금산의 계곡과 능선을 이어주는 578개의 나무계단을 오른다. ‘계단을 다 오르면 그대의 수명은 34분 50초 늘어난다’는 문구가 시선을 압도한다. 수명을 연장 시킬 수 있다는데 무슨 불평이 있으랴. 2018년 1월에 개장한 소금산 출렁다리는 하루에 1만7600명의 관광객이 찾아 들어 관광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하루아침에 관광명소로 떠오른 간현이고 소금산이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소금산그랜드밸리’라는 프로젝트가 기획되었다. 3년이라는 공사기간이 흐른 지금의 소금산은 그야말로 별천지 세상으로 변했다.

아슬아슬한 출렁다리에서 절벽 아래의 협곡을 조망한다. 온몸이 출렁일 때는 오금이 저려온다. 다시 이어지는 하늘바람길의 데크산책로를 걷는데 산새들의 울음소리마저 청아하다. 소금잔도가 기다린다. 깎아지른 기암절벽을 감아 도는 잔도는 중국의 황산이나 태항산에 결코 뒤지지 않는 절벽길이다. 낭떠러지 끄트머리에 솟아오른 스카이타워에 올라서보라. 그동안 묵은 체증까지도 아래로 밀어내는 기분이다.

이제 울렁다리를 건넌다. 404미터 길이의 울렁다리는 까마득한 협곡을 내려다볼 수 있도록 군데군데 강화유리를 깔았다. 까마득한 아래로 레일 바이크 행렬이 지나고 섬강과 삼산천이 ‘S’자로 굽이쳐 흐른다. 온몸이 출렁거려 비틀대던 출렁다리였는데 울렁다리를 건널 적에는 배꼽까지도 울렁인다. 그래서 울렁다리다.

소금산 그랜드밸리는 전망도 밝다. 하루 평균 8000여 명의 관광객 가운데 90% 이상이 외지인으로 집계되고 있으니 코로나가 종식되고 서울과 서원주를 잇는 특별열차가 운행되면 또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찾을지 지금으로서는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올 가을이면 산악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될 것이다. 그리고 내년 이맘때가 되면 케이블카 공사도 마무리된다. 명품 소금산 그랜드밸리의 완성 말이다. 조선시대 묵객 정철도 섬강을 찾아 빼어난 풍광을 취했었다. 울렁다리 한 복판에 서서 송강 정철의 흔적을 찾는다. ‘한수를 돌아드니 치악이 어드메뇨, 섬강이 여긔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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