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환경, 여성 인권의식 부재 상황 더 악화할 수 있어

강원여성이 살인과 폭력 등 갖가지 범죄 피해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최근 본지에 보도된 사건이나 재판 기사에서 드러난 피해 양상을 보면 청소년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이고, 범행 장소 역시 가정과 음식점 등으로 안전한 일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강원자치경찰은 개인 일탈에 의한 사건으로 치부하지 않고, 강원사회가 지닌 사회문화환경과 여성 인권 부재 상황이 가세하면서 더 악화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할 것입니다.

여성 상대 범죄는 극악한 살인 사건을 비롯 상해죄, 성범죄, 주거침입죄 등 무차별적입니다. 7월 들어 춘천지방법원에서 선고된 사건을 예로 들면, 항소심에서 선고 형량이 늘어난 사건의 경우 30대 피의자는 여성의 집을 찾아가 해당 여성과 여성 모친을 폭행해 특수상해와 특수협박 등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춘천의 60대는 아내를 무차별 폭행해 7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받았습니다. 폭행 이유는 ‘잔소리’이고 폭력을 가한 수준에 대해서는 ‘단순히 밀쳤을 뿐’이라고 밝혔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6월 30일 강릉에서는 대낮에 음식점을 운영하는 두 여성이 살해당하고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성매매를 목적으로 경찰공무원을 사칭해 감금하고 강제 추행한 원주의 30대 남성이 범행의 대상으로 삼은 여성은 불과 14세였습니다.

4월 춘천지방법원에서 여학생이 성폭행당한 뒤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짧은 생을 마감한 사건에 대한 공판이 있었습니다. 당시 피해자 가족과 강원여성 인권단체는 사법부가 중벌에 처하길 바라며 울분을 토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범죄에 노출된 여성은 신체적 피해는 물론 예상하지 못한 공격으로 인해 불안감, 공포심 등 정신적 충격과 심리적 억압 상태가 지속되는 고통에서 살게 됩니다.

여성 대상 범죄 양태는 지역사회의 여성 인권의식 수준 여부와 직결돼 있습니다. 강원도는 도지사, 교육감, 시장, 군수에 이르기까지 자치행정의 민선직 수장으로 아직까지 여성이 1명도 배출되지 않는 등 여성에게 유리하다고 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강원도민 대표성으로 구성된 강원자치경찰위원회 역시 여성위원이 1명도 없어 여성의 목소리가 경찰 현장에 더 강력하게 전달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강원경찰은 여성 범죄 예방을 위해 사회적 배경까지 촘촘히 살피는 분석과 연구 등 다각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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