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토마토·고추 등 흰 반점 생겨
벌레 크기 작아 육안 확인 어려워

▲ 올해 고온 건조한 날씨 영향으로 강릉지역에 농작물 병해충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12일 한 농민이 총채벌레 습격으로 시든 상추밭을 바라보고 있다.
▲ 올해 고온 건조한 날씨 영향으로 강릉지역에 농작물 병해충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12일 한 농민이 총채벌레 습격으로 시든 상추밭을 바라보고 있다.

최근 기온 상승으로 상추, 고추 등 농작물의 병해충 피해가 극심해 농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강릉시 송정동 등 지역 농민들에 따르면 올해 고온 건조한 날씨로 인해 총채벌레가 확산되면서 대부분의 농가에서 작물피해가 발생했다. 총채벌레 습격을 받은 상추, 토마토, 고추 등 농작물 잎에는 흰색 반점이 생겨나거나 잎이 쪼그라들고 작물이 제대로 자라나지 않아 수확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총채벌레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기온이 높아지는 6~8월이 되면 매년 발생하지만, 올해의 경우 이른 폭염과 가뭄까지 맞물리면서 더욱 피해가 큰 것으로 보여진다.

강릉시 송정동에서 1000여평 규모로 상추 재배를 하는 조병주 강릉시농촌지도자연합회 사무국장은 “총채벌레의 급증으로 작물들의 상품성이 떨어져 올해는 상추 농사를 포기했다”며 “수시로 개별 방제를 해도 주변 농가에서 방제를 하지 않으면 다시 나타나기 때문에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한숨을 토해냈다.

이어 “총채벌레 크기는 0.6~1mm 정도로 작아 육안으로 확인이 어렵다보니 고령 농민들의 경우 벌레를 인지하지 못하고 작물이 갑자기 죽어간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도 많이 오고 있다”며 “감자, 고구마처럼 뿌리 식물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송정동에서 고추 농사를 짓는 또 다른 농민 A(63)씨는 “병해충 피해를 줄이려면 농약을 최소 15일마다 뿌려야줘야하는데 약값이 수확물 판매 가격보다 더 나와 아예 손을 놔버렸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농약 허용기준 강화제도로 인해 작물마다 뿌릴 수 있는 약물이 달라 항공 공동 방제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총채벌레의 개체수를 줄일 수 있도록 농가 교육, 약제비 지원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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