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강도 민생안정방안 발표
도 주요작물 감자 700t 추가수입
20㎏당 1만1500원 3분의1 수준
농민 “농사 그만둬야 하나” 토로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수입 축산물에 대해 한시적으로 할당관세 0%를 적용하고 농산물을 추가 수입하는 등의 정책을 시행하기로 하자 강원도내 농민들은 강원도산 농산물의 경쟁력 하락을 우려, 정부의 수입 농산물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 이후 수입 쇠고기 10만t, 돼지고기 2만t, 닭고기 8만2500t등에 대해 예산 3300억원을 들여 연말까지 0% 할당관세를 적용한다는 고강도 민생안정방안을 발표했다. 더불어 도내 주요 재배작물 중 하나인 감자의 경우에는 호주에서 700t을 추가 수입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한 이유는 농산물 가격이 급증한 상황에서 물가를 안정화 하기 위해서다.

농수산물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공시된 가격을 보면 13일 기준 감자 20㎏의 도매가격은 4만2240원으로 평년(2만5524원)보다 약 65.4% 비싼 값에 형성돼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 6월 소비자물가동향 조사결과 수입쇠고기와 닭고기 가격 역시 전년대비 27.2%, 20.1% 비싸졌다. 도내 농민들은 사룟값, 농자재값 등 생산비는 오르고 가뭄, 폭우로 수확량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농민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수입이 진행되는 감자 700t의 경우에는 강원도에서 주로 생산되는 노지감자 평년 수확량 38t과 비교했을 때 약 18배 이상 되는 양이고 가격 역시 20㎏ 당 1만1500원으로 형성돼 약 3분의 1 수준이다. 이 때문에 도내 농작물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홍천에서 감자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67)씨는 “최근 농가들은 들어간 생산비 절반도 못 건질 만큼 작황이 부진한데 감자가격이 조금 올랐다고 서둘러 수입부터 추진하니 농민들보고 농사 그만 지으라는 거 아닌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박영철 전국한우협회 강원도지회장은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사룟값이 폭등해 농가에 경영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무관세 수입은 국내산 소고기의 자급률을 떨어뜨리고 농가 기반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조치”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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