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이충희 유고시집 출판기념회

“내가 내게 물었다/시 한 송이를 받겠느냐/꽃 백 송이를 받겠느냐/나는 토 달지 않고/시 한 송이라 했다(이충희 시 ‘시와 꽃의 변주’ 중)”

지난해 별세한 이충희(사진) 시인의 유고시집 ‘하, 맑아라’의 출판기념회와 추모 문학제가 오는 17일 오후 3시 강릉명주예술마당에서 열린다. 강릉문인협회가 주최하는 이날 행사는 홍승자·조영수·권정남 시인이 고인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시 세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인과 생전 인연을 맺었던 합창단의 축하공연과 시 낭송도 진행된다.

최근 발간된 유고시집 ‘하, 맑아라’에는 미발표 시, 육필원고, 기존 시집 원고, 문예지 발표작 등이 수록됐다. 표지 그림 또한 이충희 시인이 그렸다. 고인은 생전에 오대산 상원사 종소리를 듣는 나무로 환생하기를 꿈꿨다고 한다. 권정남 시인은 해설에서 “시 창작과 불교적 신앙 그리고 어머니의 숭고한 사랑에 관한 모성회귀는 이충희 시인에게 정신의 구원이고 기원의 세계였다”고 평했다.

1938년 강릉에서 태어난 이충희 시인은 강릉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33년간 재직했다. 197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본격적인 문학활동을 시작했다.이후 강원여성시인회 산까치, 강릉여성문학인회, 강원여성문학인회 등을 창립하며 도내 여성 문학 발전의 산파 역할을 해왔다. 또 관동문학 복간에 참여했으며 백교문학회와 강릉사랑문인회 창립 등에도 참여했다. 시집으로는 ‘가을’, ‘마음 재우며 보는 먼 불빛’, ‘겨울 강릉행’, ‘이순의 달빛’, 축시집 ‘청축(淸祝)’ 등 5권의 시집을 펴냈다. 고인 시집의 출판기념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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