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승준 정선군수
▲ 최승준 정선군수

민선 8기가 다 되도록 해묵은 도암댐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도암댐의 태생은 36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다. 1986년 공사를 시작해 1990년 준공된 후 이듬해 5월부터 발전 방류를 시작해 2001년 3월 발전방류가 중단된 이후에도 숱한 피해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도암댐은 1990년 준공 이후 5년만에 댐 수질이 악화됐고, 한수원은 선택취수탑 공사를 빌미로 1995년 하부수문을 개방했다. 이후 퇴적물이 하류하천을 뒤덮어 하천오염은 물론 상수원, 정수장까지 피해가 발생했고 지금까지도 도암댐 흙탕물 방류로 인한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2002년 태풍 루사 때 한수원이 홍수 대비 댐 수위 조절을 안일하게 대처해 하류의 정선, 영월주민들에게 수해를 가중시켰다. 도암댐 발전 방류는 정선 송천과 강릉 남대천의 수질오염 원인이 되어 양쪽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2001년 중단됐고, 태풍 피해 책임까지 떠안아 도암댐은 그야말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2005년 국무조정실에서는 도암댐의 전력생산이 강릉시 연간 전력사용량의 10%, 최대 수요 예비전력량의 1.29%로 발전의 필요성이 낮은 것으로 결론 내고 댐을 홍수조절용으로 사용하고, 근본적인 수질개선과 댐 내 퇴적물 준설을 추진할 것을 결정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댐의 수질개선은 요원하고, 퇴적물 준설은 이런저런 이유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정선군에서 2016년 도암댐 환경피해 연구용역을 한 결과 흙탕물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가 1조 306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연구됐으며, 피해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에서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을 개정해 국가정책으로 건설된 댐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에 대한 보상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도암댐으로 인한 피해가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한수원에서는 근본적이고 안전한 수질개선책을 강구하기보다 도암댐 발전방류 재개를 위한 임시방편으로 조류제거제인 루미라이트 대량 살포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계획해 하류지역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며 이를 반대하는 정선군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 루미라이트 살포시 발생되는 침전물의 안전성은 연구가 미비하고, 침전된 슬러지에 대한 처리대책도 없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폭우로 재부상 유출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또한 한수원에서 공지천 조류 제거를 위해 루미라이트 살포 후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조류 제거는 효과가 있으나, 수질은 일시적으로 개선된 후 살포 이틀째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나 효과의 지속성에 의구심이 든다. 이런데도 한수원에서는 매년 6월부터 10월 사이 도암댐에 연간 2000t의 루미라이트 살포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15t 덤프트럭 140대 분량으로 대형 토목공사를 방불케 하는 막대한 양이다. 살포시 하류에 어떠한 영향이 있을지 전혀 예측할 수도 없다. 자칫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약품 살포로 정선군민이 사용하는 상수원에 피해가 생길까 심히 우려되며, 이는 정선주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다.

한수원은 당장 무모한 루미라이트 살포 계획과 정선, 강릉 지역간 물 분쟁을 야기해 발전방류를 재개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도암댐의 해결책은 2005년 국무조정실에서 결정한 대로 댐의 용도를 홍수조절용으로 사용, 근본적인 수질개선 조치와 댐내 퇴적물을 처리하고, 더불어 하부 방류구를 통해 자연방류를 하는 것이다. 정선군에서는 2022년 6월부터 도암댐 하류 송천수계 생태계 조사연구 용역을 추진해 송천의 생태계 및 환경가치를 재조명하고 도암댐으로 인한 영향을 분석, 향후 송천의 환경보전 방안과 도암댐 대응 전략을 마련코자 한다. ‘민선 8기’에는 도암댐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맑고 풍부하고 안전한 물이 원래의 물길로 흘러 여량 아우라지에서 ‘정선아리랑’의 문화적 배경이 되고, 동강의 비경과 생명을 품은 국토의 젖줄 한강으로 흐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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