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20개월 연속 수출증가 불구
수입액 55.5% 늘며 적자 기록
수출 증가지역 18곳 중 8곳 그쳐
삼척 85% 감소, 지역 격차 심해
높은 단가 수출품목 개발 시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도내 무역수지 적자 당분간 지속
제조업 원자잿값 상승 경영 허덕
미국-한국 기준금리 역전 현상
중소기업·자영업자 피해 막심
정부 “종합 수출지원 대책 마련”

■ 동해·삼척 물류 무역적자 지속… 고부가가치 수출품목 개발 시급


강원지역이 침체된 무역시장 속 20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무역적자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각 시·군별로도 무역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무역협회의 무역통계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강원지역 상반기 수출액은 14억8676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5% 증가했으나 수입액은 55.5% 늘어난 29억1138만6000달러로 14억 2462만5000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으로 인한 세계경제 성장 둔화 속에도 20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보였으나 수출이 증가한 지역은 속초(75.7%), 양양(73.1%), 동해(60.8%), 평창(34.2%) 등 8개 지역으로 감소한 지역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척의 경우 85% 감소하며 속초와 비교해 160.7%p나 차이를 보이며 지역간 증감률 격차가 드러났다.

반면 도내에서 수입 증가율이 감소한 지역은 영월(74.5%), 평창(42.4%), 화천(9.2%), 춘천(6.8%) 등 단 4곳으로 양양(94.7%)의 경우 2배 가까이 수입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또 지역간 수입하는 품목에 따라 무역수지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도내 18개 시군 중 적자를 보지 않은 지역은 원주(2억7947만달러), 홍천(1억6662만2000달러), 춘천(1억762만7000달러), 철원(258만9000달러) 등 7개 지역으로 절반을 넘지 못했다. 특히 삼척은 수출 감소율(85%)이 크고 수입(82.5%)은 크게 증가하며 18억7522만7000달러의 적자로 강원도 전체 무역수지보다 더 컸다. 삼척의 경우 수출 상위 품목이 사료(21만1000달러), 기타수산가공품(21만달러), 로얄제리(4만1000달러)로 수익성이 큰 품목이라 볼 수 없으나 수입품목의 경우 LNG(액상천연가스) 14억7632만7000달러, 유연탄(3억8290만7000달러), 기타석유제품(905만9000달러) 등으로 적자로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동해의 경우 LNG 수입항만이 위치해 무역수지는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을 수 있지만 높은 단가의 수출 품목의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강원지역 시·군들의 수출 1위 제품들을 보면 강릉 소주, 고성·속초·양양 기타수산가공품, 영월·인제 기타농산가공품, 정선철광, 원주 면류 등 대부분 식품 및 지역에서 나는 원자재로 구성돼 있다. 그렇기에 무역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수입 물량이 더 많고 단가가 비싸기에 적자로 이어진다. 강원도특별자치도를 맞이한 만큼 삼척의 액화수소산업, 원주 디지털헬스케어, 춘천 바이오, 홍천 의약품, 강릉 세라믹 등 고부가 가치 산업을 통한 무역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 원자잿값 하락세 보이나 시장 반영 안돼 도내 중소기업 부담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에 원자잿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시장반영까지는 시간이 소요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에 강원도의 무역수지 적자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며 자칫 서방 국가 간 경제전쟁으로 심화될 수 있어 대비해야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에너지와 식량 등을 무기로 세계 경제를 옥죄고 있는 가운데 강원도도 덩달아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는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인 100만BTU(열량단위)당 9.75달러까지 치솟았고 이후 상승 폭을 줄이며 전날 종가보다 3.05% 오른 8.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또 유연탄 등의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에 도내 건설현장까지 작업을 멈추는 경우까지 등장하며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강원지역 7월 제조업들은 경영애로사항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47.6%가 선택하며 힘든 상황을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이어 인력난·인건비 상승(16.1%), 내수부진(12.9%) 순이다.

게다가 지난 27일 미국이 지난달에 이어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p 금리인상)을 밟은 가운데 2020년 2월 이후 미국과 한국의 기준 금리가 역전돼 국내 경제에도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 수준으로 한국 기준금리 2.25% 보다 높아졌다. 미국은 40여년만의 최악의 물가 인상을 막기 위해 단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으나 오는 9월에도 자이언트스텝을 다시 한 번 밟겠다는 의사를 밝혀 덩달아 한국의 기준금리도 3.65%까지 올려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원자재 가격 인상에 기준금리까지 오르게 되면 강원도내 코로나19로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등의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미국의 자이언트스텝은 전세계 경기 침체를 보여주는 증거이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한국 주식,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에서 자산을 증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은 한국금리의 빅스텝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으나 무역수지 적자는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와 관련해 지난달과 같은 상승률로 예상하며 무역수지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 여파로 원자재 및 곡물 등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국내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하절기 에너지 수입 급증도 적자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수출기업에 대해 현장애로 해소, 규제개선, 주력업종 경쟁력 강화 등 종합적인 수출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우진·황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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