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쿠엔(後樂園)은 오카야마현에 있는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다. 1700년 오카야마 영주가 조성해 32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후락(後樂)은 ‘다른 사람보다 나중에 즐긴다’는 의미다. 도쿄에도 고라쿠엔이 있다. 도쿄돔 옆에 있는 에도시대 전통 정원인 고이시카와 고라쿠엔(小石川後樂園)이다. 역시 ‘후락’의 정신을 담았다.

중국 시진핑(習近平)이 지난 2013년 3월 당교(黨校) 창립 80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했다. 단상에 오른 시 주석이 연설을 했다. “중국의 전통문화는 심오하다. 사상적 정수를 배우고 이해하는 것은 세계관과 가치관 수립에 큰 도움이 된다. ‘천하의 걱정은 먼저 걱정하고 천하의 즐거움은 나중에 즐긴다’는 정치적 포부, ‘자리는 미천하지만 감히 나라의 근심을 잊은 적이 없다’는 보국의 기개, ‘나라를 위해 죽을 때까지 몸과 마음을 바친다’는 헌신의 정신은 계승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 연설은 국가에 충성, 인민에 봉사를 강조한 것으로 평가됐다.

북송 인종 시절 등자경(등子京)이 악양현 파릉군 태수로 부임해 마을을 되살렸다. 인종 4년(1044년)에는 동정호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악양루를 중수하고 친구 범중엄(范仲淹·989년~1052년)에 기문을 부탁했다. 악양루기(岳陽樓記)는 그렇게 탄생했다.

범중엄은 글에서 호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즐거운 것이 그가 처한 상황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또 옛날 어진 사람들의 마음을 보니 외부 환경에 따라 기뻐하지도 않고 자신의 문제로 슬퍼하지도 않았으며 벼슬에 나가면 백성을 걱정하고 물러나면 나라를 걱정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세상의 근심거리는 가장 먼저 걱정하고 세상의 즐길거리는 가장 늦게 즐기라(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는 가르침을 어찌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적었다.

이웃들은 수백년 동안 ‘선우후락’을 되새기는데 우리는 아직도 ‘양두구육’을 다투니 하늘을 쳐다보고 그저 웃을 뿐이다.

남궁창성 서울본부장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