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지반 침하 현상 가볍게 넘기면 재앙돼

양양 낙산해수욕장 인근 생활형 숙박시설 신축공사 현장 가까이서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건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현장 일대에서 올 초부터 여러 차례 지반 침하 현상이 생겨 참사 발생 우려가 높았다면 이번 사고는 ‘예고된 재앙’이라 이를 것입니다. 이를 알고 있었을 것이 분명한 당국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강원도 내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가 이번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이 이 같은 물음을 던지게 합니다. 예컨대 6월 24일 춘천 근화동 한 도로에서 지름 1m, 깊이 1.5m의 싱크홀이 발생한 것이 그러합니다. 이를 비롯해 국토 안전관리원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 강원도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가 126건, 이는 곧 경기 230건, 충북 147건, 광주 129건에 이어 전국 4번째로 높은 수치임을 보입니다.

이토록 심각하다면 도와 해당 지자체의 조사, 아니 도내 모든 지자체가 사안의 중대성을 의식하여 원인 조사 및 그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그동안 대응이 부실했는지 오늘날 또 이처럼 같은 사건을 맞고 있습니다. 특히 지반 침하 사고의 30%가 장마와 태풍이 다가오는 여름철(6∼8월)에 발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하면 때에 맞는 대응책이 이미 수립돼 있어야 했다는 말입니다.

평소에도 상·하수관 손상과 지반 다짐 불량 등으로 싱크홀 사고가 빈발한다는 점이 이미 드러났으므로 철저한 현장 실태 조사 및 원인 진단으로 주민 안전 최우선 대책이 마련됐어야 함을 지적하게 됩니다. 지금 양양 낙산 현지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으며, 피서객들 역시 사고 현장 일대를 다니지 못하는 정황입니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 양양지역 해변에 깔려 있다고 하여 지나치지 않습니다.

“일대에 여러 차례 수도관 파열 및 복구 작업이 있었다”라는 주민들의 말을 간과치 말고, 또 공사 관리 부실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도 재난 당국은 조속한 원인 파악 뒤 마땅히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입니다. 경각심을 높여 보다 근본적으로 상수·하수·전력·통신·가스·송유관 등 지하 매설 각종 관의 노후화, 지하수 무분별 유출 등을 세세히 분석 파악하고, 이를 기초로 땅속 정보를 낱낱이 알리는 지반 조사 보고서를 제작 및 배포하는 등의 작업을 서둘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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