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각적인 논의 장 활발해야 해법 도출할 수 있어

옛 원주역이 문 닫은 지 1년 6개월이 지났으나 폐쇄 상태로 방치돼 경제 침체에 주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학성동 폐역 일원은 8만㎡에 달하는 규모로 원주시는 ‘시티파크’ 조성 방안을 내놓은 적이 있으나 더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있습니다. 역 광장만이라도 개방해 시민들이 활용하도록 해야 하나,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스산한 적막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활용되길 바라는 시민 사정은 급하지만, 토지와 건물을 소유한 국가철도공단 및 한국철도공사는 서두르지 않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원주는 도내 유일 인구 50만명을 향해 팽창하는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구도심 재생과 활력 정도는 향후 발전 속도를 가늠하고, 성장동력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산업화시대 때 중심가였던 학성동은 연이은 신도시 택지 조성과 검찰청과 법원 등 공공기관의 무실동 이전 등으로 인구는 지속적으로 빠져나갔습니다. 2021년 1월 원주~제천 복선철도 개통으로 역까지 무실동으로 옮겨가는 결정타를 맞으면서 유동인구마저 급속히 줄어 공동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런 사안은 사후가 아닌 사전에 준비돼야 했으나 시기를 놓쳤습니다. 역 기능 상실 이후 1년 반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떤 대응책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 3월 원주시를 비롯 안동시, 단양군 등 중앙선 폐역 지자체와 국토교통부, 국가철도공단 등이 폐철도 부지 활용 안건으로 모였지만 구체적 성과는 없었습니다. 만 2년이 다가오는 시점인데 여전히 ‘토지 정리 작업부터 먼저’ ‘지역에 도움이 되는 방향’과 같은 원론적인 언변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철도 폐선 부지 활용 해결 사례와 활용 방법은 이미 전국 지자체에서 다양한 경험이 축적돼 있습니다. 도심권이나 비도심권이냐에 따라 문화쇼핑몰, 도시재생 허브, 복합기능공간, 역사성과 생태 복원, 테마파크, 이색적인 순환로 등 다각적입니다.

원주의 폐철도 활용은 지자체와 철도 관련 공기업 간 시각 격차가 있을 뿐 아니라 토지와 건물 소유기관도 각기 달라 활용을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도심 개발을 통해 경제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원론적 입장 반복은 어떤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해법 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논의의 장을 활발하게 마련해야 실마리가 생깁니다. 원주시가 보다 공세적이고 전략적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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