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하이트진로 집회 장기화
노조 200여명 동원, 경찰 마찰
경찰 해산조치에 일부 정상운행
7일까지 강행 계획 긴장감 고조

속보=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홍천 하이트 진로 강원공장에서 사흘째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본지 8월 4일자 6면 등) 강경투쟁을 예고한 노조원들과 저지선을 구축한 경찰간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 4일 강원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입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사흘째 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주류운반 차량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공장과 집회 장소를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4일 강원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입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사흘째 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주류운반 차량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공장과 집회 장소를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노조원 5명 홍천강 투신…업무방해 노조원 2명 현행범 체포

4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6분쯤 노조원 5명이 하이트교 아래 홍천강으로 뛰어들었다. 소방당국은 119수상구조대를 투입해 약 7분만에 이들을 모두 구조했으며 이 중 1명은 탈수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과 함께 다리 난간에 매달려있던 조합원 3명은 팔목 통증과 탈진 등 증세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화물연대 조합원 측은 지난 2일부터 공장에 들어가기 위한 유일한 출입 도로인 하이트교를 차단하고 “해고된 화물연대 조합원의 복직과 수 십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청구를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또 안전운임제도 확대와 일몰제 폐지, 운임인상, 산재보험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오전 노조 측은 200여명을 동원해 강경 투쟁에 나섰으나 강제 해산조치를 내린 경찰과 마찰이 빚어졌다. 노조원들은 행진 대열을 만들어 방어선을 구축한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였으며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다. 이날 집회현장에서 경찰은 노조원 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으며 기동대를 투입해 교량을 점거한 노조원들을 모두 다리 밖으로 끌어냈다. 경찰의 해산 조치로 통행로가 확보되면서 물류차량들은 정상 운행에 나섰지만 노조 측은 물류차량 운전자를 향해 물병을 던지고 욕설을 퍼붓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

■ 주말까지 강경집회 예고…지역 불안감 고조

사흘째 집회를 벌이고 있는 노조 측은 이번 주말인 7일까지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공장이 위치한 홍천지역은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전국 화물연대 조합원 약 2000여명이 집회 현장으로 집결할 것으로 예상되며 사측에 대한 운임인상과 휴일 근무 운송료 지급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천과 청주에서 지속적으로 파업을 했지만 사측은 무대응으로 맞서고 있고 자신들의 손해배상 청구만 주장하고 있다”라며 “노동자들의 입장이 관철될 때 까지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병력 배치를 강화하는 한편 불법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충분한 병력을 배치해 물류차량 이동로를 점거하는 일이 없도록 대비할 계획”이라며 “국민경제에 피해를 주는 집단적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집회가 장기화되면서 업체 측의 막대한 피해도 우려된다. 하이트 진로 강원공장 관계자는 “현재 출고량이 평소대비 4분의 1정도에 미치고 있다”라며 “본사 차원에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날 개최한 ‘홍천 별빛음악 맥주축제’까지 여파가 미칠 것으로 예상돼 홍천군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홍천문화재단 측은 “문제가 발생하면 법적 조치를 진행할 것이다”라고 강경 조치를 예고했다. 구본호·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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