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순배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 그린에너지부 차장
소순배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 그린에너지부 차장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고려하고 있다는 외신이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보스턴 기온이 역사상 최고치인 섭씨 37.8도를 기록했고, 뉴저지주는 5일 연속 37.8도 이상을 유지하며 1931년 이후 최장기 기록을 경신했다. 유럽 역시 에어컨이 필요 없다던 영국을 비롯해 스페인, 포르투갈 등에서 40도를 넘는 이상 고온으로 1000여명 이상 숨졌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전 세계적 탄소 중립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2016년 발효된 파리 기후변화협정 이후 121개 국가가 탄소중립 목표 기후 동맹에 가입했고, 우리 역시 민관합동 ‘2050 탄소중립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2050년까지 발전분야의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확대는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재생에너지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설치되고 있는 것이 태양광이다. 경제성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인데, 문제는 환경 훼손이다. 근래 들어 태양광은 자연 파괴 문제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산허리를 잘라 내고 울창하던 숲을 뒤덮고 있는 태양광 패널은 농촌 환경훼손의 주범으로 낙인찍힌 지 오래다.

대안으로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수상태양광발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수상태양광은 저수지 등 유휴수면에 부력체를 띄우고 그 위에 발전소를 설치하는 것으로, 육상태양광처럼 농지나 산을 파헤칠 필요가 없어 자연훼손이 전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는 이 사업을 2017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내 3개 저수지(춘천 용산지·강릉 동막지·고성 도원지)에 총 3㎿ 규모의 수상태양광발전소를 준공, 연간 1500여 가구가 사용가능한 전력을 생산중이며, 산림·농경지 훼손 없이 매년 소나무 1만2000여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내고 있다. 공사는 수상태양광발전사업으로 발생하는 수익금 전액을 농업생산기반시설 개량 및 유지관리에 재투자하고 있다. 발전수익 혜택을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공사에서 관리하는 저수지는 3400여 개로 수상태양광 잠재 용량은 약 4.4GW로 추정된다. 이는 출력 기준 강원도 석탄화력발전소 전체(3.6GW)를 커버하고도 남는 규모다. 수상태양광사업이 활성화된다면 에너지 분야 탄소중립 실현에 절대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 중립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환경훼손 없는 공익 목적의 수상태양광발전사업이 널리 확대돼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극복에 보탬이 되고, 나아가 우리 농촌의 경제·사회적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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