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서 50대 급류 휩쓸려 사망, 횡성 산사태로 70대 매몰 사망

▲ 9일 오전 8시1분쯤 평창군 용평면 속사리 신약수로 인근에서 산책중이던 펜션 투숙객 이모(54·서울 노원구)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1시간 20여 분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 9일 오전 8시1분쯤 평창군 용평면 속사리 신약수로 인근에서 산책중이던 펜션 투숙객 이모(54·서울 노원구)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1시간 20여 분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영서지역을 중심으로 이틀간 300㎜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평창에서 급류에 휩쓸린 50대가 숨지는 등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9일 강원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일 0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도내 주요 지역별 강수량은 횡성(청일) 262㎜, 홍천(시동) 206㎜, 평창(면온) 203㎜, 철원(동송) 158㎜, 원주 140.8㎜, 화천 126㎜, 춘천 112.1㎜, 양구 87㎜, 인제 68.9㎜ 등으로 기록됐다. 철원과 횡성·원주·평창·홍천 등 5개 지역으로는 호우 경보가 내려져 있으며 화천과 춘천·양구·인제·영월·정선지역은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다.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비 구름대가 동서로 길고 남부의 폭이 매우 좁게 형성되면서 오는 10일까지 영서지역을 중심으로는 100~200㎜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일부 지역으로는 300㎜이상의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지난 밤사이 집중호우가 지속되면서 산림청은 춘천과 원주·횡성·평창지역에 대한 산사태 경보를 내렸으며, 홍천과 영월·정선·철원지역은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됐다. 산림청 관계자는 “누적강수로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안전 점검과 응급조치 등을 통해 주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대응에 철저를 기하겠다”라며 “산사태 예보가 발령된 지역의 주민들께서는 입산을 자제하고 안전사고 발생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 9일 밤새 내린 폭우로 원주천이 범람하면서 상류에서 떠밀려온 쓰레기와 나뭇가지가 한데 뒤엉켜 있다.
▲ 9일 밤새 내린 폭우로 원주천이 범람하면서 상류에서 떠밀려온 쓰레기와 나뭇가지가 한데 뒤엉켜 있다.

이틀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내에서는 익사사고와 토사 유출과 침수 등 크고작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분쯤 평창군 용평면 속사리 신약수로 인근에서 산책중이던 펜션 투숙객 이모(54·서울 노원구)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1시간 20여 분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이씨는 일행 3명과 함께 펜션에 투숙했다가 이날 산책 중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전 10시20분쯤 실종 지점 1㎞ 하류에서 익수자를 발견해 인양했다. 경찰은 CCTV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이날 오전 4시 45분쯤 횡성군 서원면 석화리의 한 주택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40여분 만에 거주자 60대 남성을 구조했으며 폭우로 인해 하천 둑이 터지면서 집에 물이 들어찬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날 오전 3시 56분쯤 횡성군 우천면 산전리의 한 오두막에서 잠을 자던 40대 여성이 불어난 강물에 고립돼 1시간 30여 분만에 구조됐다. 횡성군 공근면과 갑천면의 도로에서는 토사 유출로 통행이 막혀 재난당국이 복구작업을 벌였다. 철원에서는 논 1ha와 주택 1채, 주유소가 침수돼 소방당국이 긴급조치를 벌였으며 횡성에서도 주택 2채가 침수돼 배수조치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폭우로 인해 도내 도로 곳곳에서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사고가 속출하면서 재난당국은 긴급조치에 나섰다.

 

▲ 9일 낮 12시54분쯤 횡성군 둔내면 현천리에서 산사태가 발생, 흙더미가 인근 주택과 창고를 덮쳤다. 이 사고로 주택에 거주하던 70대 남성이 매몰돼 2시간여만에 소방관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박창현
▲ 9일 낮 12시54분쯤 횡성군 둔내면 현천리에서 산사태가 발생, 흙더미가 인근 주택과 창고를 덮쳤다. 이 사고로 주택에 거주하던 70대 남성이 매몰돼 2시간여만에 소방관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박창현

또 낮 12시 54분쯤 발생한 산사태로 인해 실종된 70대 주민이 사고 발생 4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횡성군 둔내면 현천리에서 산사태로 매몰된 A(71)씨 집을 수색해 오후 4시 56분께 숨진 A씨를 발견, 시신을 수습했다. 소방과 경찰은 이날 오전까지 A씨가 집에 있었다는 이웃의 얘기를 토대로 매몰을 염두에 두고 굴착기 등 장비 7대와 인력 15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가 피해를 확인하고 있다.
 

▲ 평창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지고 9일 오전 6시40분 평창강의 평창교 일대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지난 8일부터 140㎜의 강수량의 기록, 평창강에 물이 급속히 불어나며 평창읍시가지 주변에 조성된 평창강 둔치가 10여년만에 물에 잠겼다.
 둔치에 심어진 나무들이 물에 잠겨있다.신현태
▲ 평창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지고 9일 오전 6시40분 평창강의 평창교 일대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지난 8일부터 140㎜의 강수량의 기록, 평창강에 물이 급속히 불어나며 평창읍시가지 주변에 조성된 평창강 둔치가 10여년만에 물에 잠겼다.  둔치에 심어진 나무들이 물에 잠겨있다.신현태

가파른 수위상승으로 강원지역 댐도 일제히 방류에 나섰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8일 정오부터 화천댐 문을 개방하고 초당 35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의암댐과 춘천댐도 수문을 열고 각각 초당 1670t, 1150t의 물을 내보내고 있다. 당초 이날 방류가 예정됐던 소양강댐은 현재 수위가 예상됐던 상류 수위보다 낮아 오는 10일 방류하는 것으로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현재 소양강댐 수위는 182.3m로 ‘홍수기제한수위’(190.3m)에 거의 다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소양강댐은 지난 2020년 8월 5일 방류한 이후 2년째 수문을 열지 않았다. 지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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