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민 원주본사 기자
권혜민 원주본사 기자

‘아내가 귀여우면 처갓집 말뚝 보고도 절한다’는 속담이 있다. 한 가지가 마음에 들면 다른 것까지도 좋아 보인다는 뜻이다. 어느 트로트 가수의 팬클럽을 보면 이 말이 절로 떠오른다. 바로 원주 출신 트로트 가수 조명섭의 팬클럽 ‘에밀스’다.

원주시가 지난해 10월 조명섭을 시 관광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소금산 그랜드밸리를 배경으로 진행된 당시 위촉식에서 조명섭은 “원주만큼 아름다운 자연을 지니고 있고, 재능 있는 문화예술인이 많은 곳도 없다”며 원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를 계기로 그의 팬클럽인 에밀스 회원들의 원주 사랑이 시작됐다.

에밀스 임원진들은 지난해 11월 관광홍보대사 위촉과 조명섭 데뷔 2주년을 기념, 원주시청을 찾아 지역 소외계층의 난방비로 사용해달라며 4800여만원을 기부했다. 그들의 선한 활동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다. 겨울이 지나고 지난 4월, 에밀스 회원들은 다시 원주를 찾았다. 태장동 원주천 둔치에 가수 조명섭을 상징하는 ‘백일홍길’을 만들기 위해서다. ‘백일홍’은 조명섭의 대표곡이다. 당시 원주천 둔치에 2만송이에 달하는 백일홍을 심는 자원봉사 행사에는 국내외 팬 2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서울, 부산 등 전국 각지는 물론 바다 건너 미국, 호주, 중국, 하와이에서도 날아와 힘을 보탰다고 한다. 백일홍길은 형형색색의 꽃이 만개하면서 시민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지난달에는 회원 200여명이 원주를 찾았다.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로 전통시장을 찾아 장보기 행사와 함께 점심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시 코로나19로 지친 원주시민들을 위로하는 시민 화합 콘서트에 출연한 조명섭 응원차 원주를 찾은 김에 행사를 기획했다.

팬클럽의 이러한 기부활동은 스타들이 좋은 이미지를 갖는 데 일조하기도 한다. 지역에서 ‘원주 홍보대사답다’, ‘그 연예인에 그 팬이다’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그런 에밀스가 오는 12일 다시 한 번 원주를 찾는다고 한다. 이들은 조명섭의 데뷔 1000일(8월18일)을 기념, 원동 남산공원 일원에 백일홍 1000송이를 심는 가드닝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날 회원 40여명과 원인동 주민들이 함께한다. 이들의 선한 손길이 비단 원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에밀스는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과 저소득층 아동 가정을 위한 마스크와 핫팩, 성금 1000만원을 기부한데 이어 지난 봄 강원 삼척, 경북 울진에 발생한 대형 산불로 피해 입은 주민들을 돕기 위한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장기화 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 가운데 이들의 소식은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이들의 원주 사랑과 선한 영향력이 지속되길, 그리고 ‘원주 출신 가수’ 조명섭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스타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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