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확진 후 병원·보건소 문의
경기 남양주 병원서 수액 맞아
적은 병상·지원인력 사라져 난관
도 방역당국 “병상확보 논의 중”

▲ 강원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15일 춘천시 선별진료소에 피검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연합뉴스]
▲ 강원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15일 춘천시 선별진료소에 피검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연합뉴스]

생후 14개월 영아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이후 고열에 시달려 병원을 찾았지만 정보 부재, 의료기관 업무 과부하 등의 사유로 강원도내 병원에서 진료를 받지 못하고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병원까지 가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16일 본지 취재 결과 춘천에 거주하는 유모(35·여)씨는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4개월 된 아이가 고열에 시달렸지만 병원을 찾지 못해 애를 태웠다. 고열이 지속되자 평소 다니던 소아과에 문의했더니 확진자는 진료를 받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이후 병원 측은 춘천시보건소에 문의할 것을 안내해 보건소에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우리 측도 알지 못하니 병원이나 소방서에 직접 확인해 방문해야 한다”였다.

급한대로 대학병원에 문의했지만 한 대학병원에서는 “응급실에 사람이 많아 진료가 늦을 수 있다”는 답변을, 또 다른 병원에서는 “소아 응급실은 오후 6시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답을 받아야 했다.

결국 유씨는 119에 문의, 남양주 병원에 자리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경기도로 이동했다. 하지만 도착했을 때도 코로나 환자는 입원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수액이라도 맞을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한 끝에 안쓰던 병실로 추정되는 곳에서 14개월 아이가 수액을 맞을 수 있었다.

유씨는 “급박한 상황에서 춘천시보건소에 문의했더니 ‘병실 현황을 모른다’고 해 당황했다”며 “관계 기관들이 대처 방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그저 ‘없다’, ‘모른다’는 말 뿐이니 고열에 시달리는 애를 안고 정말 마음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고 했다.

춘천시보건소 관계자는 “기존에도 코로나 확진자 병상 안내는 증상에 따라서 환자에게 신청 전화가 들어오면 도청으로 문의를 한 후 답변을 받아 보건소에서 다시 환자 쪽으로 안내를 하고 있다”며 “급한 경우에는 환자들이 직접 119에 연락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일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강원도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병상 가동률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0시 기준 도내 중환자 전담치료병상은 46개의 병상 중 70%(32개)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준중환자 치료병상 가동률은 69%(39개 중 27개 사용)로 집계됐다. 지난달 15일 0시 당시 중환자 치료전담병상 36개 중 2개(5%)만 사용됐고 준중환자치료병상 12개 중 3개(25%)만 가동된 점과 비교하면 한 달 새 가동률이 대폭 올랐다. 의료진들도 급증하는 확진자에 인력 충원과 추가 병상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창률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교수는 “현재 확진자 급증으로 응급실 상황은 그야말로 전쟁터”라며 “이전에 비해 병상도 적어졌고 인수본 인력 지원도 없어져 병원의 인원들로만 진행하니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 방역당국 관계자는 “이에 방역당국과 각 대학·상급병원 간 병상 추가확보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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