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풍섭씨 대통령 표창 수상
춘천고 상록회 학생운동 주도
“아버지 공로 인정받아 기뻐”

▲ 항일운동단체 상록회에 가입해 민족주의 고취에 앞장섰던 고 이풍섭(춘고 10회)씨의 독립유공자 대통령 표창이 17일 서울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진행됐다. 표창은 고인을 대신해 고인의 장남인 이규철(춘고 30회)씨가 수상했다.
▲ 항일운동단체 상록회에 가입해 민족주의 고취에 앞장섰던 고 이풍섭(춘고 10회)씨의 독립유공자 대통령 표창이 17일 서울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진행됐다. 표창은 고인을 대신해 고인의 장남인 이규철(춘고 30회)씨가 수상했다.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한 한 고교생의 투쟁이 그가 세상을 떠난지 50년 만에 인정을 받게 됐다. 춘천고의 대표적인 항일운동 단체인 상록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독립운동에 참여한 고(故) 이풍섭(1919~1972년·춘천고 10회)씨가 17일 서울보훈처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고인은 1937년 4월 춘천고 4학년 재학 당시 비밀결사 단체인 상록회에 가입하고, 산하 독서회 활동을 통해 수시로 모임을 가지며 민족주의 고취 운동을 펼쳤다. 1938년 말 체포돼 6개월간 옥고를 치렀고 1939년 5월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고인은 홍천 화촌보통학교를 나와 춘천고등보통학교(현 춘천고)에 진학했다. 해방 후에는 울진, 정선, 화천, 춘성군수 등을 지냈다.

1937년 춘천고(당시 춘천고등보통학교) 학생들이 일제의 차별에 반대해 조직한 항일비밀결사단체인 상록회는 각종 토론회와 독서 발표회를 개최하며 지역 학생운동을 주도했다. 그러나 1938년 일제에 발각돼 137명이 연행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현재까지 상록회와 관련돼 대한민국 건국장 등 훈포장과 대통령 표창을 받은 사람은 2019년 애족장을 수상한 조승한, 전홍기 등 20명이 넘으며, 춘천고는 이들의 뜻을 기리는 상록탑을 1967년 4월 교내에 건립했다.

고인을 대신해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이규철(김포우리병원 치과과장·춘천고 30회)씨는 “아버지는 춘천경찰서에서 미결수로 6개월간 수갑을 차고 지냈고, 할아버지께서 몇 개월간 옥바라지를 하셨다고 한다”라며 “아버지는 1960년대부터 상록탑을 세워 민족정기를 양양하자는 주장을 펴셨고, 몇 년 뒤인 1967년에 춘천고 교내에 상록탑이 세워졌다”면서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아버지가 상록회 회원들과 함께 춘천고 교정 언덕에 모여 찍은 사진을 이번에 춘천고 100주년 기념사업회에 기증했다”며 “아버지의 항일운동이 돌아가신 지 50년 만에 뒤늦게 인정받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창선 춘천고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회장은 “춘천고는 다수의 항일운동 유공자를 배출한 대표적인 항일 학교”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항일 춘고인들의 자료를 발굴할 계획”이라 밝혔다. 정민엽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