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 댐 방류 연관성 면밀히 분석, 재발 막아야

집중 호우에 따른 소양강댐 방류 이후 춘천 도심지역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잇따라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민원은 주로 인구 밀도가 높은 주거지에서 제기돼 주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수돗물 안전은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사안이어서 각별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합니다. 결코 일회성 민원으로 여겨 소홀히 처리하면 더 큰 문제로 증폭될 수 있습니다.

소양감댐이 방류를 시작한 지난 11일부터 수돗물 악취 민원 15건이 춘천시에 접수됐습니다. 민원은 소양정수장에서 나오는 물을 사용하는 후평동과 퇴계동, 석사동 지역에 집중됐습니다. 지역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후평동에 살고 있는데 수돗물에서 흙냄새가 난다”, “장마 이후부터 냄새가 나 필터를 사용하고 있다” 등의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시는 소양강댐 방류를 수돗물 악취의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댐지사는 소양강댐 문을 열고 물을 내보내는 과정에서 댐 상층부 물이 정수장으로 유입돼 악취가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층부는 장마로 인해 흙들이 댐으로 밀려온 데다 여름철 높은 기온으로 미생물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라는 것이 시의 설명입니다. 또 수문 개방으로 기존 하층부 물 보다 온도가 높은 상층부의 물이 정수장으로 들어와 수온이 약 6도 상승한 점도 악취를 유발한 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문제는 소양강댐 수문 개방에 따른 악취 민원이 이번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난 2020년에도 댐 방류 이후 악취 신고가 잇따랐습니다. 방류와 수돗물 수질 사이의 연계성을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분말활성탄을 투입해 악취 제거 작업을 벌인 시는 “수질검사 결과 냄새 유발 물질이 미량 검출돼 인체에는 무해하고 개인 민감도에 따라 냄새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안을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젠 행정당국이 악취의 근본 원인을 과학적으로 파악하고,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소양강댐을 방류할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넘겨서는 안 됩니다. 시민들의 건강권과도 연결된 심각한 현안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민원이 제기된 가정의 수돗물 성분을 면밀히 분석하고, 평상시 수돗물과의 차이점을 찾아내야 합니다. 장마철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가정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개별 수시 점검 시스템을 마련할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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