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절차 미완료로 개점이 연기됐던 춘천 온의동 센트럴타워 푸르지오 아웃렛 ‘모다아울렛’이 지난달 31일 시청으로부터 대규모 점포 등록 승인을 받았다. 개점이 가능한 법적지위를 갖게 된 ‘모다아울렛 춘천점’은 2일 문을 연다. 춘천지역 내 첫 아웃렛 개장인 만큼 지역 안팎의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 모다아울렛 춘천점 오픈이 연기되면서 26일 매장 곳곳에는 오픈 연기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 모다아울렛 춘천점 오픈이 연기되면서 26일 매장 곳곳에는 오픈 연기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춘천 첫 아웃렛 ‘춘천 센트럴타워 푸르지오 프리미엄몰’

이번 대규모점포 개설 등록 신청인은 패션 전문 아웃렛 ‘모다아울렛’으로, 상호는 ‘춘천 센트럴타워 푸르지오 프리미엄몰’이다. 춘천 첫 아웃렛이다. 2일 정식 개장하며, 센트럴타워 푸르지오 상가 내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약 1만 5000㎡(약 4500평) 규모로 조성된다. 점포수 220여개다. 패션·헬스·F&B 등 입점 분야도 다양하다. 700명 이상의 상주직원 확보를 통해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역상권 활성화가 될 것으로 아웃렛측은 전망했다.

 

■지역협력계획 협의.. 갈등 우선 봉합

아웃렛 조성을 두고 인근 상인과 아웃렛 업체·푸르지오 입주민 등을 중심으로 갈등이 4개월간 지속됐으나 지난달 18일 상생협의안이 도출되면서 갈등은 우선 봉합됐다. 입점 승인을 위한 최대 관건이였던 아웃렛 입점 희망 업체와 전통상업보존구역 내 4개 시장(남부시장·중앙시장·제일시장·풍물시장) 상인협의회 간 합의안이 도출되면서다.

행정안전부 유통산업발전법 시행규칙과 춘천시 조례에 따라 전통상업보존구역 내 대규모 점포가 들어설 경우에는 구역 내 상점가들과 협의한 내용이 서류에 포함돼야 한다. 인근 시장 상인회는 당초 아웃렛 결사반대 서명운동을 실시하고 아웃렛 측이 들고 온 협의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했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제3차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개최 전 아웃렛 업체와 보존구역 내 시장 상인들은 긴급 회의를 갖고 시장 상인들의 전권을 위임받은 각 시장 상인회장들이 협의안에 서명하게된다. 어르신들의 쉼터 조성, 전통상업보존구역 내 시장들의 일정 상당의 물품 지원, 일정비율의 지역주민 고용 등이 주요 합의 사항이다.

임병철 춘천 상업경영인연합회장(풍물시장 상인회장)은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웃렛에 입점을 계획하던 상인들도 우리와 같은 소상공인인데, 왜 이렇게 피해를 입어야하냐는 주장도 있었다”며 “부수적인 피해들이 발생하는 점 등을 감안해 상인들이 중지를 모았다”고 설명했다.
 

▲  21일 춘천 온의동 주상복합아파트에 아웃렛 분양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아웃렛은 26일 개점예정이다. 김정호
▲  21일 춘천 온의동 주상복합아파트에 아웃렛 분양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아웃렛은 26일 개점예정이다. 김정호

■도심지역 소상공인 “상생협력안 배제” 반발

그러나 아웃렛 입점을 위한 법적 요건 중 하나인 지역협력계획은 아웃렛 반경 1㎞이내 전통시장에 국한, 도심지역의 상인이 배제됐다는 불만이 지속됐다. 아웃렛에는 속옷, 등산·골프 등 스포츠 의류, 남성정장, 여성의류, 아동복, 잡화 등 유명브랜드 220여개가 입점하기 때문에 의류 등을 주로 취급하는 명동, 명동지하상가, 로데오거리, 브라운5번가, 은하수거리 상인회 등의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형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지역 소상공인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한숨만 내쉬고 있다. 김대봉 명동상인회장은 “패션아웃렛이 들어오는데 전통시장과의 협의가 무슨 소용이 있겠나”며 “우리 상인회들과 협의도 없는 것이 지역계획협력서인가”라고 반발했다. 문제는 이들을 구제할 대책조차 없다는 점이다.

상인회는 지난달 23일 법적 자문까지 구했으나 법적 내용과 절차상으로는 문제가 없어 이들이 당장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명동·명동지하상가 상인회 관계자들은 시 관련 부서를 방문, 최종 지역협력계획안의 내용을 전달 받지 못한 점 등에 대해 항의했다.

춘천시는 업체 측이 제시하고 있는 지역협력방안이 인근 전통시장에만 한정된 것인지 명동과 지하상가 상인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봤으나, 검토 결과 지역협력방안에 대한 최종 서명절차는 아웃렛 1㎞ 인근 전통시장 4곳으로 한정, 내용상 위법 요소가 없다고 시는 판단했다. 시 관계자는 “절차와 내용상 문제 등 위법요소가 없다고 판단해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  춘천시 온의동 센트럴타워 푸르지오 상가 홍보관 앞을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2021-09-05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  춘천시 온의동 센트럴타워 푸르지오 상가 홍보관 앞을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2021-09-05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시민사회 기대반 우려반

지역 안팎의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아웃렛 입점을 찬성하는 주민들의 의견 역시 만만치않다. 춘천 퇴계동에 거주하는 시민 안모(30)씨는 “경기도 이천이나 여주 등지로 먼 길까지 아웃렛을 찾아다녀야 했는데 걸어서도 동네 아웃렛을 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규모 점포 입점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번 아웃렛 개점을 시작으로 대규모 점포들이 우후죽순 늘어나서는 안된다는 당부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한 관계자는 “상인들과의 협의안 도출로 더이상의 절차상의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승인이 났지만 대규모 점포가 증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 일정 면적 이상의 상업용 시설 오픈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인근 상인들 역시 최근 성사된 승인 결과에 대해 회신하고 조만간 회의를 구성해 앞으로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임병철 연합회장은 “어떤 대책을 세울지 솔직히 막막하다. 아웃렛 오픈 뒤의 상황을 지켜본 뒤 각 상인회들과 상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