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立秋)날 햇볕 좋다

들깻단 베어다 널어 말리니

다듬고 털 새도 없이

마당 가득 들깨향이 번진다.

후~욱, 바람이 지나며 빈 뜰을

고소한 향으로 채워주네

덩달아 내 몸이 들깨 향이 되어

우주에 가벼이 떠있는 듯한

이 한 뜰과, 이 순간이

텅 빈 것 같으면서도 뭔가 충만한 것 같은

오늘은 들깨를 베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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